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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신화 우리가 잇겠다

조치훈신화 우리가 잇겠다 조선진 日기성전 도전자 결정전에 『대선배 조치훈9단의 신화는 젊은 우리가 잇는다.』 조치훈9단이 14년만에 타이틀을 모두 잃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2일 조선진9단(사진)이 유시훈7단에 이어 일본에서 낭보 하나를 보내왔다. 바로 이시다 요시오(石田芳夫)9단을 꺾고 일본 랭킹 1위 기전인 기성전(棋聖戰) 도전자 결정전에 나가게 된 것이다. 최근 한국 기사들은 대만 기사들에게 주도권을 내준 상태. 노쇠화 기미를 보이던 조치훈9단은 올해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기성위를 내주었고 조선진9단은 왕밍완(王銘琬)9단에게 본인방을 빼앗겼다. 설상가상으로 조치훈9단은 지난 11·12일 랭킹2위인 명인전에서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에게 0:4의 수모를 당하며 일본 7대 기전 무관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20여년 동안 일본 바둑계를 휩쓸었던 한국 기사들이 쉽게 무너질리 만무했다. 먼저 유시훈7단이 나섰다. 그는 94~95년 일본 천원전(天元戰) 2연패, 95년 우승을 기록했으나 96년 본인방(本因坊) 타이틀 획득에 실패한 이래 슬럼프에 빠져있던 한국의 젊은 영웅. 유7단은 지난달 21일 조선진9단을 누르고 제26기 천원전 도전기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는 조치훈9단의 숙적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9단. 조9단과 마찬가지로 쇠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7단의 타이틀 획득이 유력하다. 조선진9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천원전에서 유7단에게 패해 비록 도전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 8일에는 오픈 속기전인 제7기 아함동산(阿含桐山)배 우승을 차지했다. 조9단이 도전자결정전에 진출한 기성전은 일본 랭킹 1위 기전. 우승상금도 도전기 대국료를 포함해 4,200만엔(약 4억2,000만원)에 달한다. 물론 타이틀 획득을 위해선 아와지 슈조(淡路修三)9단을 비롯해 현재 기성인 왕리청9단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고국의 팬들은 그가 99년 7월 「시즈오카현의 대반란」을 일으키며 조치훈9단으로부터 본인방을 쟁취하던 순간을 다시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 「한 영웅이 자리를 떠났고 젊은 영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일본 마이니치신문)는 극찬을 들었던 조선진9단으로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게다가 지금 일본 바둑계는 조치훈9단이라는 절대강자가 사라지고 고만고만한 지방 영주들이 다투는 형국이다. 최형욱기자 입력시간 2000/10/17 17: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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