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화려한 보고서만 있었지 성과는 없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업 부진에 대해 전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 회장은 “CJ그룹의 미래가 달려있는 글로벌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장밋빛 목표나 구호에 그칠게 아니라 경영진부터 직접 나서라”며 체질 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이 같은 경고는 CJ그룹이 12~13일 이틀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CJ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제2의 CJ 건설’을 목표로 중국 사업을 시작한 지 17년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왕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CEO들은 직접 현장으로 나가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일일이 점검하고 실행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2012년을 새 출발의 해로 삼아 ‘중국 최고의 생활문화 창조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그룹의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내수형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탈바꿈하는 중국 시장 변화에 맞춰 주력 사업군을 내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모여 해외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실행 과제를 다듬는 CJ글로벌 컨퍼런스에는 이 회장과 이미경 CJ 부회장을 비롯해 이관훈 CJ㈜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변동식 CJ 헬로비전 대표, 이현우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푸드빌 대표 등 그룹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70여명이 참석했다.
CJ그룹은 1990년대 중반 중국 사업에 나서 ▦식품ㆍ식품서비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ㆍ미디어 ▦바이오 등 그룹의 4대 사업군을 모두 진출시켰다. CJ그룹의 중국 매출은 2009년 1조 1,7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1,800억원으로 80%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는 3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바이오 사업을 제외하면 중국 사업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 각 계열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 재도약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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