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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키 쥔, 김종훈 수석대표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관철"<br>쌀 개방 제외 가능성 <br>"양보 못하는 사안 정리 조만간 대통령에 보고"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협상 기밀이어서 밝힐 수는 없지만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리 측 협상단 수석대표는 22일 서울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가 한미 FTA 협상 결렬의 복병으로 지적한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 문제는 양국 정부에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북미 관계, 6자회담의 진행 경과 등과도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 문제가 꼭) 외교ㆍ안보적 상황의 종속변수만은 아니어서 경제 문제 자체로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조건에 따라서는 결렬될 수도 있으며 양보 못하는 절대조건이 있을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협상지침을 언급한 김 대표는 “대통령의 말씀은 미국을 겨냥해 우리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양보 못하는 절대조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면서 “양보 못하는 사안들을 정리 중이며 이를 대통령께 조만간 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특정 사안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우리 여론이 절대적으로 안된다고 하는 문제들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혀 쌀 개방 제외와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이 양보할 수 없는 조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큼을 시사했다. 만약 FTA 협상이 불발될 경우 어떤 대응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대표는 “그로 인해 파생될 문제는 예단하고 싶지 않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그는 이어 “협상이 타결돼 국회 비준을 얻으려면 국내 정치 일정상 내년 대선을 거쳐야 한다”며 “대권 후보 중에 ‘FTA를 해서는 안된다’고 할 분은 없고 그러면 표를 얻지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협상대표로서 “앞으론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가급적 숨어 있겠다”고 말한 김 대표는 “FTA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며 “친근하고 알기 쉬운 홍보를 위해 유명 만화가에 의뢰해 만화 홍보책자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FTA에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당연히 의견을 듣겠지만 기업이나 단체의 이익에 관한 문제도 기탄없이 의견을 얘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외무고시 8회로 지난 74년 외교부에 입문한 김 대표는 “미국의 압력 때문에 접고 들어가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국민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FTA는 생존전략 차원에서 우리의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미래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경쟁친화적이 될 것이 분명한데 적극적으로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협상 파트너인 웬디 커틀러 미국 대표와 지난해 부산 APEC 정상회의 개최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 대표는 “협상 이익이 한쪽으로 기울면 좋지 않고 협상이 잘 되지도 않는다”면서 “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을 이끌어내는 데 커틀러는 좋은 상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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