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나도몰래 신불자 10년 은행 책임회피 분통"

"선량한 사람을 10여년 동안이나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놓고 해당 은행은 당사자의 과실이라며 발뺌만 하니 정말 가슴만 답답할 뿐입니다."

울산에 거주하는 박모씨(65)는 자신도 모르는 새 10여년동안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사실을 최근 발견, 억울함에 가슴을 쳤다.

남부럽지않은 재력에다 지금껏 살면서 전화요금 한번 연체한적도 없는 박씨가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것은 최근의 일.

지난달말 박씨는 모 카드회사 직원의 권유로 신용카드를 신청했다가 ‘신용거래 부적격자’라는 회신에 어처구니 없는 망신을 당했다.

박씨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과정은 대충 이렇다. 지난 89년 9월 국민은행 (당시 주택은행)으로부터 주택부금 700만원을 대출 받아 울산에 아파트를구입한 박씨는 2년 뒤 J모씨에게 아파트를 팔았다. 대출금 700만원은 J씨가 떠안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은행측은 J씨가 부금을 계속 연체하자 공식적인 대출승계 작업을 하지않았다는 이유로 원 대출자인 박씨를 신용불량자로 등재 시켜 버렸다. 이 과정에서 은행측은 부금 납입독촉은 J씨에게 하고 박씨에게는 단 한차례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또 대출자 명의를 바꾸도록 아무 런 조치도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은행측은 J씨가 지난 2001년께 연체금을 모두 상환했는데도 박씨에 대한 신용불량 기록을 삭제도 않고 방치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은행측이 자신들 편의대로 일을 처리해놓고 이제 와서 나몰라라하는 것은 지나친 횡포”라며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도 억울한데 은행측의 무책임한 태도는 선의의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대출부분은 은행에서 승계절차를 거쳐야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않는다”고 해명했다.

/ 울산=곽경호기자[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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