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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 수출·내수 부진 예상보다 심각… 신흥국 통화 완화정책도 고려

■ 기준금리 인하 배경<br>내년초 추가 인하 가능성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는 '수출ㆍ내수 부진'이라는 다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다. 경제성장률을 한꺼번에 0.6%포인트나 낮출 정도로 경기침체가 기존의 예상보다 심각하자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포석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호주와 브라질 중앙은행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신흥국가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대내외 경제 여건이 7월 전망치보다 악화됐다"며 "통화정책 효과를 보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다른 요건을 고려하다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 여전히 불안 요소로 작용하는 물가도 다소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수ㆍ수출 부진을 지표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광공업생산은 8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09년 5월(73.6%) 이후 최저치인 73.8%에 그쳤다. 수출은 9월 456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동월 대비 1.8%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2월과 6월에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 기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장기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경기침체의 정도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갭률은 올해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각각 -0.2%인데다 내년 말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현재 경제가 잠재치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금통위가 3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올해 내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단 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 효과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 하향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추가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통화위원회의 10월 금리 인하가 만장일치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과 12월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초에는 추가 인하가 확실시된다. 경기회복이 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양 강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당장 내년 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중수 총재가 금리 결정 직후 "0.5%포인트 내리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역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남아 있음을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2013~1015년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으로 2.5~3.5%로 제시했다. 2010~2012년 목표가 3% 중심선에서 앞뒤 변동폭 1%포인트를 허용한 2~4%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낮아진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목표 형태를 중심치가 없는 목표범위 형태로 제시한 것은 목표 중심선을 3%로 유지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 고정되는 점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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