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회사(PEF) 보고펀드와 LG(003550)그룹이 LG실트론 부실 경영 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보고펀드는 25일 LG그룹이 LG실트론의 상장 작업을 막아 손해를 봤다며 LG와 구본무 회장 및 관련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LG실트론 최대주주인 LG가 지난 2011년 6월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장을 추진했지만 구 회장이 LG실트론을 상장하지 말라고 지시해 상장 추진이 중단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것이 보고펀드의 주장이다.
보고펀드는 또 LG그룹의 계열사 간 부당 지원 의혹도 제기했다. LG실트론이 2011년 시장 수요가 충분했던 발광다이오드(LED)용 2·4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선택하지 않고 LG이노텍에 필요했던 6인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LG실트론은 6인치 사업에 1,140억원을 투자한 뒤 2년 동안 불과 3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사업을 접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LG실트론의 계열사인 LG이노텍을 지원하면서 실적이 악화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이에 대해 배임 강요 및 명예훼손 소송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LG그룹은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 등이 LG실트론 보유 주식을 고가로 매입해달라고 하고 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급 및 연장 실패 책임을 LG 측에 전가해 배임을 강요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LG가 주주 간 계약서상 의무를 위반하고 LG실트론의 기업공개를 반대했다는 보고펀드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계약서에는 반드시 상장을 해야 한다거나 언제까지 완료해야 한다는 조항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구 회장이 LG실트론 기업공개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고펀드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보고펀드는 2007년 말 KTB PE와 함께 LG실트론 지분 49%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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