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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의 성지, 캄프누를 가다] (中) 챔스리그 AC밀란전 1초도 눈 뗄 수 없었던 꿈의 무대

1조1,000억 꿈의 무대…메시, 올 시즌 챔스리그 14골로 또 다른 대기록

4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벌어진 FC바르셀로나와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 팬들이 경기 직전 카드섹션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EMG

캄프누(Camp Nouㆍ새 구장이라는 뜻)는 불친절했다. 3일 오후7시45분(한국시간 4일 오전2시45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AC밀란(이탈리아)의 8강 2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누를 찾았다. 매표소 앞 인파의 절반은 암표상. 심지어 캄프누의 사진을 축소해 오린 종이를 들고 다니며 좌석별로 가격을 안내하는 이도 있었다. 10초에 한번씩 암표 구매를 제의 받은 끝에 살 마음도 없이 물어본 가격은 300유로(약 45만원). 정상 가격의 3배였다. 예약이 안됐었다면 난감할 뻔했다. 매표소 앞에는 보안 요원들이 있었지만 암표상들은 버젓이 성업 중이었다. 한 보안 관계자는 “이따금 단속하기는 하지만 너무 많아 일일이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캄프누만의 군것질거리를 기대했지만 구장 내 매점은 너무도 평범했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는 볼품없이 작았고 전반전 뒤에는 20m이상 줄을 서야 해 후반 초반을 놓치고 말았다. 경기 후에는 극심한 교통 체증 탓에 30분을 걸어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바르셀로나 팬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행복해 보였다. 1초도 눈을 뗄 수 없는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축구, 상금 총액 약 1조1,000억원의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타의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은 듯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력만으로, 구단과 구장의 역사만으로도 팬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바르셀로나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9만4,000명이 약속한 ‘항상 함께’=오후 8시45분이 되자 9만4,000여 관중 대부분이 일어났다. 응원가 ‘칸트 델 바르샤(Cant del Barca)’와 함께 구장의 4면 중 한 면에 거대한 문구가 도드라졌다. ‘SEMPRE JUNTS!’(항상 함께). 바르셀로나 팬들이 웬만한 경기가 아니고서는 꾸리지 않는 그 유명한 카드 섹션이었다. 1차전 원정 경기가 0대0 무승부였으니 캄프누의 기(氣)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판이었다.



언제나 함께하겠다는 팬들의 약속에 대한 보답일까. 바르셀로나는 슈팅 수 21대3, 볼 점유율 60대40으로 AC밀란을 압도하며 3대1로 이겼다. 4강에 진출한 지난 시즌 우승팀 바르셀로나는 첼시-벤피카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5시즌 연속으로 준결승에 올라 우승 상금 900만유로(약 134억원)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이다.

◇캄프누의 메시아 메시=제아무리 리오넬 메시(25ㆍ바르셀로나)라 해도 몸에 밴 습관이 있게 마련. 드리블 방향이나 패스 타이밍에 약점이 될 만한 패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빗장 수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AC밀란이라면 그 패턴을 파악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AC밀란은 메시가 수립한 또 다른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전반 11분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선제골로 연결한 메시는 1대1이던 후반 41분 역시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필드골은 없었지만 공을 발에 붙인 듯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송두리째 흔들었고 골문 앞에서 예측불허의 슈팅이나 패스로 상대를 농락했다. 메시는 올 시즌 챔스리그 골 수를 ‘14’로 늘려 역대 챔스리그(전신 유러피언컵 포함) 한 시즌 최다골 타이(1962~1963시즌 호세 알타피니ㆍAC밀란)를 기록했다. 리그 경기 등을 포함한 올 시즌 전체로는 58골. 하늘을 향해 양 검지를 치켜세우는 메시의 골 세리머니가 뒤따르자 캄프누에 “메~시, 메~시”를 외치는 2박자 응원이 웅장하게 메아리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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