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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특별기고] "창의적 인재 필요" 카쿠 조언 새겨야


[서울포럼 특별기고] 카쿠 교수의 목소리 잘 전파되길

남순건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실패 겁 안내는 창의적인 인재 길러야

현 교육제도 열정 키울 기회조차 박탈

‘과학의 대중화 분야에는 유달리 이론물리학자들이 많다. 그런 사람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사람이 미치오 카쿠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분야인 이론물리학을 넘어서 과학 전 분야에 대한 폭넓을 이해를 기반으로 현재의 과학을 넘어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고, 이제는 미래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그가 27일 서울경제 신문 주최의 서울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 그의 물리학 전공은 아인슈타인의 꿈이었던 모든 물리이론의 통일이론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끈이론이다. 하버드를 나온 후 1960년대 후반에 버클리대학에서 끈이론의 모태가 되는 강한상호작용의 산란이론으로 박사를 받았다. (강한상호작용이란 원자력의 배경이 되는 물리작용이다.) 이후 소위 말하는 끈의 장이론의 기초를 다졌고 뉴욕시립대 교수가 됐다.

당시에 이론물리학자인 마샥이 뉴욕시립대 총장이었다. 90년대부터 일반인을 위한 물리서적을 저술하기 시작한 카쿠 교수는 이제 매주 한 시간씩 방송되는 라디오 쇼를 하고 있으며 수십년 뒤의 우리 사회를 과학에 근거해 내다보는 미래학에 대한 저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학의 전도사를 넘어서 부흥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미래관이 매우 낙관적이고 거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런 소신은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가. 그는 미래의 어떤 기술이라도 그 뒤에 있는 본질인 물리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방식으로 가장 먼 미래까지도 그는 내다보고 있다.



카쿠 교수의 낙관론은 과거에 물리학이 인류에 가져온 거의 모든 발전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백년 전만 해도 현재의 휴대폰이나 TV를 보면 마술이라 여겼을지 모르고 인터넷에서 일반인도 시시각각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당시 최고의 학자가 얻고 파악할 수 있던 정보의 양의 수백 수천배가 된다. 몸 속을 뚫고 볼 수 있는 MRI는 신화의 영역에서나 가능하던 영역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뒤에 물리학이 있다. 앞으로 백년 천년 뒤에 어떤 세상이 될 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인데, 미래에 대한 천리안은 물리학이 제공한다는 확신이 그에게는 있다.

이제는 물리학의 영역을 벗어나는 마음에까지 그의 관심이 커졌다. 이렇게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데는 그의 물리학 전공분야의 특성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추측한다. 사실 일반인들은 인간이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궁극의 물리법칙을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앞에서 언급한 끈이론을 연구해본 학자들은 같이 느끼겠지만 그런 법칙을 우리가 알아낼 것 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잘 푸는 것이 가져올 어마어마한 기대효과에 대해서도 널리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백년이 될지 수천년이 될지 모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결국 실현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구를 하는 셈이다. 인류가 가장 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데는 결국 물리학적 기반이 쓰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카쿠교수의 씽크빅(Think big)은 사실상 이런 생각의 패턴을 다른 여러 ‘기술’들에 적용하여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다른 과학소통의 달인들과 차별화가 된다. 자신이 어릴 때 느꼈던 자연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만년 소년이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는 전도사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나 듣고 이해할 언어를 사용해 설명한다.

서울포럼 만찬장 옆자리에서 그와 나눈 대화에서 어린 시절의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에 대한 최초의 관심은 확실히 어린 나이에 형성된다. 그런데 현재의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정책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천리안을 제시해주는 과학을 제대로 접하고 과학에 대한 열정을 키울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두워 보인다. 카쿠 교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카쿠 교수의 목소리가 정부 관리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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