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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고 생각했다
입력2004-04-29 00:00:00
수정
2004.04.29 00:00:00
백 48로 침공당한 시점에서 우하귀의 흑대마에 활로가 있을까
"죽는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조훈현의 국후담.
"잡는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상당한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것은 목진석이 한 말. 원래 이대마는 약간의 통행세만 지불하고 우군 주 둔지로 생환하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검토실에서 제시한 그림은 참고도의 흑1과 3의 연결이었으며 이것으로 흑이 편한 바둑이라는 진단이었다.
그런데 조훈현이 그 편한 길로 가지 않고 51,53이라는 가시밭길을 택하고말았다.
찬스에 강하기로 유명한 목진석, 상대가 과욕을 부린다는 것을 느끼고 초강경의 공격 수순을 찾아냈다.
백56,58은 흑의 형태를 일그러뜨리는 요령. 백60,62는 결정타를 터뜨리기전의 숨고르기.
드디어 혼신의 진기를 모아 백 64의 한방.
"잡혔나?"
조훈현은 관전자들이 모두 깜짝 놀랄 정도의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모든 착점은 30초 이내에 해야 하며 1분초읽기 10회를 초과하면 그대로 시 간패가 선언되는 숨막히는 초속기.
조훈현은 흑65에서 69까지로 활로찾기에 나섰다.
백70을 두면서 목진석은 대마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숨어있는 장난꾸러기 같은 묘수를 전혀 고려에 넣지 않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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