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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우리은행 민영화 이번엔 성공할까

4번의 쓴잔… 새 주인 찾기 '배수의 진'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신속히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 다양한 방안 공론화 했으면…"

경영권 프리미엄 고집 버리고 과점주주 분할 매각 방식 부상

"해외 투자자 2곳서 관심 보여"


4전5기 성공할 수 있을까. 차기 금융당국 수장까지 신속한 민영화 방침을 밝히면서 네 차례나 실패한 우리은행 매각이 5수 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은행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위로 돌아가고 최근 과점주주에 분할 매각하는 방안이 부상하면서 우리은행 측은 잠재적 주주 물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우리은행을 신속하게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매각 방안을 두고 공론화를 했으면 한다"며 "그동안의 (매각 추진) 경험과 진행상황을 감안해 여러 방안을 두고 같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가 '매각 방안 공론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이유는 더이상 기존의 방식으로는 우리은행을 매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초대형 은행을 살 만한 인수 주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매각에서는 자회사들을 따로 판 후 그나마 몸집을 줄여 우리은행 지분 30%에 대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그나마도 무산됐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과점주주에 지분을 쪼개서 파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한국이사협회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용역보고서를 발주하고 그 초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 보고서는 다수의 주주들에게 지분을 쪼개서 팔고 이들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과반수를 추천하는 식의 지배구조를 제시했다. 이 같은 방안은 주주들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쪼개 팔기보다는 매각 매력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정부의 매각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본격화될 민영화 논의에 대비해 우리은행도 주주 찾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국내 대기업과 연기금이 중심이 되는 주주단 구성이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를 위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최근 잇따라 국내 대기업과 연기금 최고위직을 만나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외국자본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영권이 없는 분산 매각에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다"며 "실제로 최근 중동계 등 해외 투자자 두 곳이 지분 매입과 관련해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지분 분산 매각과 과점주주 지배체제가 아직 써보지 않은 매각 방식이고 우리은행이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실제 현실화되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경영권 프리미엄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당국으로서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신임 위원장 취임 이후 매각 방안이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분할 매각시 중국계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와 업계는 경계심이 높다. 특히 다수의 중국계 투자자가 공격적으로 응찰할 경우 이를 막을 명분과 법이 없다. 쌍용차 매각 등에서 경험했던 중국계 대주주에 대한 불신과 국내 기업 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대형 은행을 중국인 주주의 손에 넘겨주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이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확실한 주인을 찾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겠다는 목표하에 지난 수년간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주가는 반 토막이 더 났다"며 "매각 이익 극대화라는 원칙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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