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이 나타나고 있으며 원양어업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진 사조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갑숙(62ㆍ사진) 사조산업 대표는 유럽 경제 위기, 원가 상승 등 최근 사업 환경이 쉽지 않음에도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 2005년 어획 부진, 낮은 수산물 가격, 환율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들에 맞닥뜨렸을 때 비용 절감, 노후 선박 교체 등 대대적인 체제 정비를 시작한 것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거의 학습 경험을 비춰볼 때 어려움 속에서도 주력 산업인 수산 부문이 매출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산업은 2006년 매출 1,891억원에서 매년 성장을 지속해 2011년 4,125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4,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산 부문은 횟감용 참치를 잡는 연승 부문, 캔용 참치를 잡는 선망 부문, 명태와 대구를 잡는 트롤 부문으로 나눠진다.
연승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단을 구성하고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연승 부문과 선망 부문에서의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과 수산물 가격 상승 등을 통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롤 부문에서는 지속적인 합작 사업 확대를 통해 주력 어종인 명태뿐만 아니라 대구ㆍ돔 등으로 어종을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새로운 어장과 어종을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특히 트롤 부문의 성장과 관련해 이 대표는 "오양수산(현 사조오양)과 대림수산(현 사조대림)을 인수해 다양한 어장과 어종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조산업의 중요한 비전이 원양어업에 달렸다고 본다. 초창기부터 수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5대양을 누빈 사조산업은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등 원양어업에 대해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것이 결국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일정 해역에서 조업 규모를 할당하는 쿼터제를 기반으로 삼는 원양어업의 특성이다. 이 대표는 "원양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쿼터는 직전 3~5년간 쿼터 사용량과 보유 선박을 기준으로 배분되는 것이 관례"라며 "오랜 기간 조업을 지속하면서 쿼터를 사용한 사조산업 같은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양어업의 또 다른 진입장벽은 수산업 자체의 복잡한 특성이다. 개별 어장뿐 아니라 다양한 어종의 수산물을 어획하는 데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신규 업체가 진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은 물론 조업을 하기 위해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는 것 역시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여러 진입장벽으로 원양어업을 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된 반면 전 세계적으로 생활 수준의 향상, 농산물 가격 급등, 웰빙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피시플레이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이 대표는 "결국 원양어업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쿼터를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수산업에 대한 이해와 어장과 어종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조산업은 선박 확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노후 선박을 교체하고 새로운 어장을 개척해 연어ㆍ메로 등의 신규 어종 어획에 나서고 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중고선 매입, 새로운 타입의 연승선 건조 등을 통해 선박 건조 비용 절감 및 이익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조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축산 수직 계열화에도 참여하고 있다. 종돈(종계), 양돈(양계), 사료,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축산업의 전 과정을 확보해 부가가치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수산 부문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축산업 부문에서도 성장 기반을 확보해 글로벌 식품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