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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본격 사용 앞두고 우려감 확산

"동전수만 100개..." 혼란 불보듯 단일화폐인 유로화 체제 과연 성공적 안착을 할 수 있을까. 내년 1월1일 본격적인 유로화 도입을 앞둔 유럽연합(EU) 각국이 새 화폐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혼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99년 1월 출범이후 대형 기관들의 금융거래에만 이용되던 유로화가 내년 1월부터 거리의 상점에서도 사용된다. 유로화는 액면가 2, 1유로 및 50, 20, 10, 5, 2, 1 센트의 8종류 동전과 500, 200,100,50, 20,10, 5유로의 7개 지폐로 구성된다. 본격적인 유로화 사용을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국 정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유로화에 대한 홍보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ECB측은 유로화 사용 국가 사이에는 환전 없이 어디서나 동일한 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본격 사용을 6개월 앞둔 최근, 유로화 도입초기 극도의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액면가가 같으면서도 디자인이 서로 다른 동전에 대한 불안한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유럽연합은 모든 동전의 한 면은 동일한 그림을 사용하지만 반대면에는 각 회원국이 선택한 모티브로 장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제 통용되는 동전의 종류는 100개 이상이 돼,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전의 종류가 많은 데 따른 복잡함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상징이 디자인된 동전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도 문제다. 동전을 국가의 심벌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이 독일 왕의 얼굴이 새겨진 동전 사용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등 일부 유럽국가들이 유로화 가입을 꺼리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 같은 자국의 상징인 화폐도안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현재 통용되고 있는 각국의 화폐단위와 가치가 유로화와 크게 다른 점도 문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벨기에에서 사용되는 동전은 5가지 밖에 없는 반면, 프랑스는 9종이나 된다. 이들은 모두 8단계로 된 새로운 유로화 동전 체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화폐가치가 낮은 일부 국가의 경우 화폐단위 축소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심각하게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화대비 환율이 약 1,936리라인 이탈리아에서 월급이 100만리라이던 사람은 유로화 전환시 5백유로를 받게 된다. 숫자 100만이 500으로 쪼그라드는 데 따른 심리적 박탈감이 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유로화 전환을 계기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할 것이란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유로화로 전환될 경우 대다수 시민들은 새로운 화폐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이 틈을 이용해 기업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면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가 유로화의 본격 도입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심각하게 제기될 수 있으며, ECB측의 준비와 홍보가 부족할 시 현실화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이 같은 유로화 전환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고 지역민의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각국에 지역 감독체 구성을 권고하고 있다. ECB가 이를 통해 얼마나 유로화 도입에 따른 시민들의 거부감과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유로화 성공의 또 다른 관건이 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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