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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끝> 은행.보험업계 대표 좌담

방카슈랑스 2단계 시행 "예정대로" vs "연기해야"<br>자동차ㆍ보장성보험 대상서 제외 바람직<br>은행차원 '보험꺾기' 근절방안 곧 마련

[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은행.보험업계 대표 좌담 방카슈랑스 2단계 시행 "예정대로" vs "연기해야"자동차ㆍ보장성보험 대상서 제외 바람직은행차원 '보험꺾기' 근절방안 곧 마련 1부. 방카슈랑스의 명암 • 도입1년, 들끓는 논쟁 • 소비자는 없다 • 종속되는 보험산업 • 보험산업 2차 구조조정의 서막 2부. '한국형 방카슈랑스' 해법을 찾아라 • 선진국에서 배운다 • 부작용 최소화방안 ”보완책을 마련한 후 내년 4월에 예정대로 방카슈랑스 2단계를 시행해야 합니다.”(강봉희 은행연합회 상무) ”설계사 대량 실직과 부작용을 키울 수 있는 2단계 방카슈랑스를 연기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은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박한철 생명보험협회 상무ㆍ김성민 손해보험협회 이사)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 여부를 둘러싼 은행ㆍ보험업계의 갈등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획시리즈 ‘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를 마무리하며 마련한 은행ㆍ보험업계 대표좌담에서도 이렇다 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업계의 이익이 대폭 줄어들고 중소업체가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당장의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아보였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특히 은행과 보험업계 이익 뿐 아니라 소비자 이익을 더 고려해 타협점을 찾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은행ㆍ보험업계 대표 좌담에는 강봉희 은행연합회 상무ㆍ 박한철 생명보험협회 상무ㆍ김성민 손해보험협회 이사ㆍ안순권 본지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안순권 논설위원=방카슈랑스 제도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2단계 확대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손해보험대리점협회가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강경 투쟁을 벌였습니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설계사의 대량 실직 우려로 보이는데. ▲김성민 손보협회 이사=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 설계사 조직입니다. 자동차보험 매출 8조원 중 설계사 비중이 98%를 차지하는데 방카슈랑스가 확대 시행되면 이중 28%가 은행 채널로 이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3만명에 가까운 설계사가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신시장 창출 효과가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허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과거의 통계를 보면 경기불황 때마다 설계사 조직이 실직자를 흡수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보험영업이 실직자를 설계사 조직에서 흡수하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순기능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강봉희 은행연합회 상무=우리나라 사람들은 과거를 너무 빨리 잊는 버릇이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방카슈랑스를 논할 때 최근의 환경만 가지고 얘기를 하다 보면 본질을 호도하게 됩니다. 당초 우리나라에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것은 보험산업이 모집조직 중심으로 발달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싼 보험료를 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15년 동안이나 계속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설계사 조직 와해를 이유로 방카슈랑스를 연기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옳지 않은 것을 판단됩니다. 또 과거에 비해 보험 영업시장 상황이 달라진 점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인터넷ㆍ전화ㆍ홈쇼핑 등 온라인 채널이 이미 설계사 조직를 잠식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마치 방카슈랑스 때문에 설계사가 대량 실직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박한철 생보협회 상무=호주의 사례를 보면 기존 영업조직의 붕괴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방카슈랑스 전면 시행 4년 만에 설계사 수가 1만4,000여명에서 4,500명으로 68%가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1년 1단계 시행 결과를 보면 저축성보험 시장의 68%를 은행권이 잠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단계가 강행된다면 보장성보험도 50% 안팎 잠식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현재의 여건이 은행과 보험업계가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보험사 자산을 다 합쳐야 은행권의 25%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보험업계가 좀 더 성장해 은행권과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일본의 사례를 보면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이 허용된 이후 방카슈랑스가 시행된 것도 이 같은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안 위원=지난 1년동안 시행한 결과 기대했던 보험료 인하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보험업계는 이런 상황이 2단계 확대 시행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은행권은 2단계가 시행되면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보험료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이사=자동차보험 만을 놓고 봤을 때 은행에서 판매할 자동차보험 가격은 온라인 채널은 물론 설계사가 판매하는 가격보다도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은행권의 경우 수수료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은행이 요구하는 수수료를 보험사가 부담할 경우 초과 사업비를 써야 합니다. 보험은 상품의 특성상 원가가 사후에 확정됩니다. 처음에야 얼마든지 싸게 팔 수 있지만 이럴 경우 손보사는 판매가격은 낮추면서 초과 사업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화가 불가피합니다. 현 상황에서 은행이 판매하는 자동차보험의 가격을 떨어뜨릴 여지도 없을 뿐더러 은행의 할인 요구를 받아들이면 보험권이 부실화로 공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 상무=은행권은 2단계로 가면 보험료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단계 시행 때 은행들은 계열 생보사의 수수료를 높인 후 이를 다른 보험사에 제시해 수수료를 높이는 편법을 썼습니다. 보험사들도 경쟁할 수 밖에 없어 전체적으로 수수료가 올라갔고 이런 상황이 2단계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험료가 떨어지긴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강 상무=방카슈랑스 도입을 반겼던 것은 트리플 윈(Triple-win)이 가능했기 때문인데 첫번째가 보험료 인하였습니다. 1년이나 지났는데 왜 인하효과 없느냐고 여기 저기서 질책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은행은 대리점에 불과합니다. 은행은 ELS(주식연계증권)를 팔던 보험상품을 팔던 상관없이 모두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은행권은 단지 수수료를 받을 뿐 보험료 산출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험료 체계가 복잡하다보니 보험료 결정은 은행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설명할 길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답답합니다. 게다가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상품의 가격을 많이 인하하면 설계사들이 판매하는 상품과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꺼려 보험료가 인하되지 못했던 점도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1단계 상품이었던 저축성보험은 사업비가 적어 은행이 받는 수수료를 낮춰도 보험료 인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단계 보장성보험은 사업비율이 높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보험료 인하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박 상무=보장성상품의 사업비율이 커서 보험료 인하 요인이 많다는 점은 맞은 논리입니다. 그러나 제품의 가격은 유통을 하는 회사와 제조를 하는 회사의 힘의 논리에 따라 결정됩니다. 유통회사(은행)가 가격결정에 개입하면 제조사(보험)가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안 위원=은행이 대출 고객에게 보험가입을 강요하는 ‘보험꺾기’와 충분한 설명 없이 보험을 판매하는 ‘불완전판매’가 방카슈랑스 시행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험업계의 반발도 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 이사=‘보험꺾기’가 특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에서 중소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 중 대출과 관련돼 은행에서 취급하는 보험가입 권유를 받은 곳이 30% 였고 이중 69%가 실제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대출과 관련 없는 보험 가입 권유를 받은 기업도 29%에 달했고 이 가운데 40%가 실제로 가입했습니다. 이런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은행들의 할당ㆍ캠페인 등으로 무리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은행들이 이런 식으로 보험영업을 계속하면 방카슈랑스에 따른 부작용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강 상무=현실적으로 법이 정한 테두리를 모두 지키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초기에 은행과 거래기업 간의 거래에서 일부 은행이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부 사례가 마치 전 은행권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보험꺾기도 없었다고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불완전판매 역시 일부는 있었겠지만 이것은 거래 관계를 전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조금만 착오에 불과한데 보험권이 이를 너무 과대포장하고 있는 면도 있습니다. 불완전판매는 오히려 점포당 판매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한 데서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운영하는 과일가게가 있는데 아버熾“都?키위만 팔라고 하고 아들에게는 사과만 팔라고 하면 그런 규정이 얼마나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부작용을 만들겠습니까. ▲김 이사=저희는 오히려 다른 비유를 들고 싶습니다. 예컨대 치과의사는 출산을 도울 수 없고, 산부인과 의사가 외과수술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같은 규제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문제는 은행이 방카슈랑스 시행 단계에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한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강 상무=보험꺾기나 불완전판매라는 것은 시행 초기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하나의 시행착오에 불과합니다. 이것 때문에 마치 방카슈랑스 자체를 포기하거나 과거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은행이 아무리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평균 13번 고객을 만나야 계약 한 건이 체결된다는 보장성보험을 쉽게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안 위원=수개월간 은행과 보험업계가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채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 업계가 조금씩 양보해서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아쉽습니다. ▲강 상무=한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방카슈랑스 매출에서 절반이상 팔 수 없는 ‘49% 룰’을 지키려면 생ㆍ손보 각각 3개사 이상과 제휴를 맺어야 합니다. 지난 16일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일부 은행들이 중소형 보험사와 제휴를 맺기로 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49%룰’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대로 두더라도 은행권이 자발적으로 중소형사에게 기회 줄 수 있고 이런 움직임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또 은행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은행이 각 지점의 판매 행태를 조사하고 평가해 직원들 재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방카슈랑스 관련 내부 감사체계도 새로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이 같은 보완 조치들이 이뤄지면 방카슈랑스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는 은행권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연기 또는 철회만 요구하고 있는데 보완책을 강구해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 이사=자동차보험은 방카슈랑스 판매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모든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기 보다는 외국처럼 간단한 상품 위주로 신속하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 중심으로 방카슈랑스가 진행돼야 합니다. 자동차보험은 시장 확대 효과는 없으면서 단순히 채널만 보험사에도 은행으로 이동하는 상품입니다. 은행 수익 만 늘리게 되는 결과를 뻔히 보면서 경제적 약자인 설계사의 수익원을 가져가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박 상무=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은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종신ㆍCI보험 등은 굉장히 복잡해서 이런 상품은 수 차례의 접촉과 설명을 통해야만 판매가 가능한 상품들입니다. 이런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된다면 불완전판매가 더욱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보장성보험은 방카슈랑스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정리=박태준기자 june@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입력시간 : 2004-09-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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