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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신뢰도 또 ‘먹칠’

대학수학능력시험 사상 처음으로 오답시비가 제기된 문제에 대해 복수정답이 인정됐다.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배두본 수능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2004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오답시비가 제기된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대해 당초 정답으로 제시됐던 3번 `미궁의 문`뿐만 아니라 5번 `실`도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3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 답안의 재채점과 성적 재처리가 불가피해졌으며 오답시비가 일고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수정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수능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당국 신뢰도 치명타=94년 수능이 도입된 이래 채점 후 정답 변경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평가원은 물론 수능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내년 새 체제로 시행되는 2005학년도 수능의 공정성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언어영역 17번 문제에서 평가원이 원래 요구한 정답을 명기한 수험생과 학부모 등이 평가원을 상대로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오답시비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올 수능에서 출제위원에 학원강의 경력 초빙교수가 포함된 것과 참고서 유사지문 출제논란에 이어 복수정답 인정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선 고교와 수험생들은 평가원의 수능관리를 믿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 평가원은 “향후 문항의 오류와 정답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제, 검토과정에서 좀더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처럼 이의제기기간을 두어 오답시비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문제는 이상 없나=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 수능에서 정답에 이의가 제기된 문제는 모두 20여 문항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언어영역 외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 3문항 정도다. 이 평가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그 동안 언어문제 외에 정답에 이의가 제기된 다른 문항들에 대해 출제진의 면밀한 검토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정답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답 수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일부 사회탐구(국사)와 과학탐구(화학) 교사들은 역사적 진실에서 벗어난 예문과 학문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화합물 구조를 예로 든 문항은 출제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정답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이 예상된다. ◇채점일정엔 차질 없을 듯=평가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수능채점과 향후 대학입시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평가원장은 “수능 채점은 차질 없이 진행해 애초 예정한대로 12월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채점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언어 17번만 5번을 정답으로 해 재채점을 하고 이를 전체 성적처리에 반영해도 12월2일 성적 통지에는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복수정답 인정으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 원래 정답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고 다른 영역 오답시비 문제에 대한 정답 수정요구가 잇따르면 전체적인 채점과 성적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 평가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사태를 마무리한 뒤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해 사태 해결후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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