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대내균형’보다는 경상수지와 외환의 안정이라는 ‘대외균형’이 중요하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이 외환위기 10년을 맞아 경제관료로서 경험과 사색을 담은 ‘아시아 외환위기와 신국제 금융체제(박영사)’라는 책을 15일 출간한다. 김 위원장은 이 책에서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개방경제는 고성장-저물가-경상수지 균형이라는 세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며 “대내균형과 대외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양자 간에 상충이 있는 경우는 대외균형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자본유입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통화가치가 급상승하게 된다”며 “그러면 다시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나 경제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소위 요요(yo-yo)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간 진행돼온 ‘신(新) 국제금융체제’ 논의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며 “또 다른 외환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각국이 앞으로 20년 안에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통합을 이루기 위한 ‘동아시아 통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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