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다양한 형태의 기부 행사에 나서고 있다.
시민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은행도 사회적 책임에 부쩍 관심을 갖는 모습이라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선행 봇물이 금융 당국 수장의 질책(?)에 가까운 발언 이후에 터져나오는 모양새라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사회 공헌 활동도 전시성 행정처럼 때(Timing)를 가리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권이 이익 확대에 치중해 서민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팽배한 만큼 사회공헌 분야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발언한 후 은행들이 기부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롯데슈퍼와 손잡고 '사랑의 동전 나눔 서비스'를 전개했다.
이 서비스는 만 18세 이상의 실명 개인이 국민은행에서 운영하는 기부사이트(www.givecoin.kr)에 가입한 후 슈퍼마켓 등에서 현금거래시 생기는 1,000원 미만의 거스름돈을 고객이 지정한 기부처로 자동 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기존에 출시했던 기부 관련 상품의 기부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예금이자를 종교단체에 자동으로 기부할 수 있었던 '우리사랑나누美' 상품의 기부대상이 공익단체ㆍ공공기관 등 지정ㆍ법정기부금 단체까지 크게 넓어진 것. 아울러 후원단체에 자동 기부할 수 있는 신용카드 상품인 '우리사랑나누美카드'도 판매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걷고 기부하기' 행사를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었다.
이 행사는 만보계에 나온 걸음 수 10보당 1원씩을 기부하고 은행에서 같은 금액을 출연하도록 기획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하는 한편 상품도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적 성격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사회 전반의 기부문화를 활성화해 소외계층의 자활과 생활 안정을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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