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을 발표하면서 함께 제시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세금감면 효과는 36만~4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SA를 활용할 경우 가장 유리한 상품은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ELS)과 은행권의 예·적금이 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일 ISA제도 도입과 관련해 매년 1,000만원씩 5년간 총 5,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 세대별 포트폴리오를 예시했다. 예컨대 결혼·전세자금 목적의 20대 가입자는 국내주식형펀드에 400만원, 해외주식형펀드 300만원, 파생결합증권 100만원, 예·적금 200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노후를 대비하는 50대 가입자는 주식형펀드 300만원, 채권형펀드 300만원, 예·적금 400만원으로 자산을 구성하라는 식이다.
하지만 정부가 예시한 대로 자산을 구성한 후 각 자산의 연평균 수익률을 적용해 5년 뒤 총수익과 이에 따른 세금을 계산한 결과 20대 포트폴리오는 40만1,000원, 30~40대는 36만1,715원, 50대는 38만3,917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정도의 세 경감 효과로는 ISA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이동시킬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ISA에는 최대 5년간의 인출제한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연 5,000만원을 투자해 40만원의 세금혜택을 얻기 위해 5년간 자금을 묶이는 것을 용인할 국내 투자자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비과세 범위를 더 늘리거나 인출제한기간을 축소하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ISA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상품은 증권사의 ELS와 은행의 예·적금이 될 것이라고 금융투자 업계는 분석했다. 지수형 ELS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이 존재하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은 반면 기대 수익률은 연간 5~6%대여서 ISA를 이용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원금이 손실될 수도 있는 상품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이 지수형 ELS"라며 "조기상환을 이용하면 6개월~1년마다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고 수익에 대한 과세도 5년 후 적용돼 현재보다 투자환경이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예·적금도 ISA를 통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에다 이자소득세까지 부과할 경우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에도 너무 낮은 수익 때문에 현재는 외면받고 있지만 ISA를 통해 예·적금에 넣어둘 경우 기존보다 수익성이 훌쩍 개선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비과세 5년 적금이 생겨난 것과 같은 효과"라며 "결국 원금 보장이 중요한 고소득자나 자산가들의 자금은 ISA를 통해 은행권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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