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용 지프밴 사라진다

코란도, 갤로퍼 등 2인 승 화물용 짚밴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승용으로 차종이 변경될 전망이다. 또 안전상의 이유로 줄곧 민원이 제기됐던 짚 밴 뒷 철제창의 유리 구조변경은 오는 3월부터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무쏘 스포츠`의 적재함을 덮개로 막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는 수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 생산업체나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짚 밴`4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코란도, 갤로퍼, 스포티지 등의 짚은 60년대 이후 4인 승 이상의 승용차(다목적형)와 2인 승의 화물차(일명 짚 밴)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짚 밴은 승용 짚의 뒷 좌석을 뜯어내 화물 칸으로 쓴다는 것 외에 승용차와 별 차이가 없지만 세금이 적게 드는 화물차로 취급돼 오히려 승용 짚 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조세 형평성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가 40여년 만에 아예 모든 짚을 승용으로 통일시키겠다는 초 강수를 꺼냈다. 건교부 관계자는 “종전 짚 밴은 화물용도로 많이 쓰였지만 최근 레저 및 승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다 특히 세금을 적게 내면서도 불법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승용 차종으로의 변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상반기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관계법령을 개정, 규제위와 법제처의 심의를 거쳐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법령이 개정되면 대당 연간 400만원 가량 차이 나는 세금이 더 걷히게 되므로 수만 대에 이르는 짚 밴의 연간 판매량을 감안하면 연 수 천억원 규모의 세수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짚 밴 구조변경 법령 3월부터 시행=이와 별도로 기존 화물용 짚 밴의 뒷 철제 창을 유리로 바꿀 수 있는 구조변경 법령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1월 입법 예고된 화물용 짚 밴의 구조변경 시행령이 관계부처 심의를 거쳐 3월께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짚 밴 차주들은 뒷 창문이 철제로 막혀있어서 후진 및 주차 시 어려움이 크다며 유리 구조변경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이에 건교부는 유리 구조변경을 허용하는 대신 화물 칸에 의자를 부착, 승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봉 끝과 바닥에 뚫려있는 의자 부착구멍을 용접하기로 하는 등 불법개조차량을 강력히 단속할 방침이다.

◇문제점은 없나=이 같은 정부방침에 대해 소비자와 생산업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화물용도 및 저렴한 세금으로 짚 밴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고, 생산업체도 매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모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화물차를 승용으로 바꾸면 당연히 판매가 많이 줄 것”이라며 “산업논리를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유리 구조변경과 관련, 무쏘스포츠의 적재함을 덮개로 막을 수 있게 해달라는 최근 민원에 대해 건교부는 “덮개 장착시 화물차로 보기 어렵다”며 불허할 뜻을 확실히 했다.

<홍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