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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성씨 '60억 수수'는 X파일 의혹 풀 단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후보의 동생 회성씨가 삼성그룹으로부터 6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는 6년전 법정 진술이`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간 대화내용이 담긴 `안기부 X파일'의 공개로 제기된 삼성의 대선자금 지원의혹을 규명할 단서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회성씨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세풍사건'으로 기소된 후 1999년 1월23일 첫 공판에서 "1997년 9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삼성측으로부터 네차례 60억원을 받아 당의 김모 재정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X파일에서 홍 사장과 이 실장이 대선 막바지 자금 전달창구가 회성씨로 통일된 후 구체적인 자금 전달 방식 등을 논의했다는 보도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간 보도를 종합하면 1997년 9월9일 안기부 녹취록에서 홍 사장은 이회성씨가창구로 정해진 다음날 전화를 걸어와 `오리발(정치자금)'을 요구했고 집으로 오라고해서 2개를 차에 실어보낸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10월 7일 녹취록에서 홍 사장은 "두 명이서 15개를 운반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데 30개는 무겁더라"면서 자신과 삼성 비서실 김모 임원, 이회성씨 세 사람이 백화점 주차장에서 만나겠다는 말도 했다고 보도됐다. 현재 삼성은 이 같은 보도 자체에 대해 민ㆍ형사상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회성씨의 당시 법정 진술은 홍 사장과 이 실장이 논의했던 내용이 실행됐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록 전부는 아닐지라도 X파일의 신뢰도를한층 더할 수 있는 단서로 평가된다. 또한 X파일의 공개를 계기로 세풍사건의 비밀이 완전히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1998년 `세풍' 수사 때 현대 30억원, 동부 30억원, 대우 20억원, 한화 18억원,한진 15억원, SK 10억원 등 24개 기업이 166억7천만원을 신한국당에 전달한 사실이드러났지만 삼성의 정치자금 제공여부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따라서 이번 녹취록은 이회성씨의 법정진술과 맞물려 당시 삼성의 정치자금 제공루트가 국세청 관계자가 아닌 이회성씨를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점에서 미궁이었던 삼성의 정치자금 제공 의혹이 규명될 여지가 높아진 것이다. 세풍 수사 당시 이회성씨가 진술한 삼성의 정치자금 60억원에 대해서는 개정된정치자금법 시행일인 1997년 11월14일 이전에 받은 것으로 드러나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을 통한 경우 국세청이 선거자금 모금을 할 수 없는 기관이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회성씨를 통한 경우 당시 정치자금법으로처벌대상이 아니어서 공소사실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변호인단도 당시 공판 과정에서 "60억원은 세풍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정치자금법 시행 전에 받은 순수한 정치자금인 만큼 불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참여연대가 25일 오후 X파일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고발장을 검찰에 제출,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삼성의 정치자금 제공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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