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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경색 급속 악화

【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credit crunch)이 최근 한달 사이에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8월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헤지 펀드의 연쇄 파산위기를 맞아 미국 시중은행들이 자금줄을 조이고 있고 미국 기업의 채권 발행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연준리(FRB)가 급격한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오는 11월 1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14일 미국 랭킹 2위 은행인 뱅크 어메리카는 파산 위기에 몰린 「D E 쇼」라는 헤지 펀드를 지원하기 위해 3억7,200억 달러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200억 달러의 채권 포트폴리오를 매입했다. 쇼 펀드는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오판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뱅크 어메리카는 이 펀드의 자본금 14억달러의 3분의1을 탕감해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달말 월가 은행들이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에 37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데 이어 두번째다. 또다른 헤지펀드인 엘링턴 캐피털 매니지먼트도 은행들이 자금줄을 조이자 최근 며칠 사이에 수억달러의 주식을 매각했지만, 파산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헤지 펀드의 연쇄 부도위기는 미국 은행들로 하여금 위험한 여신을 억제하고, 기존의 대출금을 회수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자금시장의 경색을 가중시키고 있다. 뉴욕 FRB의 윌리엄 맥도너 총재는 이날 『대형은행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신용을 조임으로써 여신경색(lending crunch)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기업 투자가 감소하고, 경기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용경색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과 기업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은행의 여신 확대를 요청했다. 미국 기업들은 보통 은행대부보다 채권발행을 통해 더많은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 1월 가산금리 2.73%였던 정크본드 기업채권 금리는 러시아 사태 이후 5.88%로 폭등했다. 또 부동산 시장에 돈이 돌지않아 굴지의 부동산 회사인 크리미 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뉴욕 맨해튼의 사무용 빌딩 가격이 한달만에 6%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맨해튼 빌딩을 매각하려했으나, 원매자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계약해지를 요청한 것도 신용경색 현상의 파편이다. 세계적 석학 존 갈브레이드는 『투기 붐이 지나면 현실로 돌아오는 조정과정을 반드시 거친다』며 『조만간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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