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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여성임원은 '프로중 프로'

올해 창군 이래 처음으로 여군에서도 장성 진급자가 나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른 바 '여성 별'이 탄생한 것이다.하지만 재계에서는 여성 별이 그다지 새로운 화제가 되지 못한다. 일부 여성들은 이미 오래 전에 임원으로 승진해 남성 임원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여성 임원의 절대적인 숫자는 남성 임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나 여성 임원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대기업의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 임원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아예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어렵거나 있다고 해도 회사에서 1명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이들은 실력으로 임원 자리를 확보했다. 과거의 단순한 구색 맞추기나 대주주 일가의 후광에 힘입어 임원으로 발탁된 것이 아니라 능력을 검증 받은 프로 중의 프로들이다.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남다른 고충을 겪기 마련이다. 업무를 과감하게 추진하면 이내 주위에서 '그 여자 드세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집안일로 하루 정도 휴가라도 내면 '여자니까 어쩔 수 없다'며 깎아내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임원들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만큼 뭔가 다를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사실 이들은 뭔가 다르다. 이들 여성 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끝에 마침내 '별'을 단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 95년 삼성 SDS에서 첫 여성임원이 탄생했다. 현재 삼성의 여성임원은 제일기획의 최인아 상무, 삼성증권의 이정숙 상무, 삼성전자의 김은미 상무 등 모두 3명. 이들은 모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제일기획의 최인아 상무는 지난 84년 카피라이터로 입사한 후 만 17년만인 지난해 1월 임원으로 승진됐다. 최 상무는 '삼성그룹 최초의 공채출신 여성임원'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최 상무를 몰라도 그가 만든 광고문구는 대부분 기억한다. 대표적인 것이 '고객이 OK할 때까지 OK, SK'라는 SK㈜의 광고문구. 이 광고문구로 SK㈜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높아진 것으로 지적된다. 최 상무는 이 광고문구로 지난 98년도 국내 8개 광고대상을 석권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의 섬세함을 광고문구에 반영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최 상무는 남성들이 간과하기 쉬운 섬세한 부분을 광고 컨셉으로 잘 활용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제일기획의 여성전담팀의 초대 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편 김은미 상무와 이정숙 상무는 각기 삼성전자와 삼성증권에서 법무 관련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김 상무와 이 상무는 변호사로 법률뿐 아니라 전기전자나 금융업무에 대해서도 전문적 지식을 자랑한다. 이들은 이런 점을 인정 받아 스카우트된 케이스다. LG그룹의 여성임원은 LG 인화원의 사이버센터장으로 재직중인 윤여순 상무, LG전자 디자인 종합연구소 실장을 맡고 있는 김진 상무, LG-EDS 시스템의 시스템 공공사업부의 이숙영 상무 등 모두 3명. LG-EDS의 이숙영 상무는 올해 여성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이 상무는 국세 종합시스템, 행자부 재난관리시스템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그는 6시그마 활동 등을 통해 품질경영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아 임원으로 승진했다. LG인화원의 윤여순 상무는 이미 지난 98년부터 '사이버교육'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장본인이다. 윤 상무는 교육공학 박사로 지난 95년 부장으로 입사한 후 인터넷을 통해 강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LG 사이버아카데미 시스템'구축은 그의 주도로 이뤄진 작품이다. LG전자 디자인 종합연구소의 김진 상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품 기획 전문가이자 산업 디자이너. 소니의 워커맨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아하프리'는 김 상무의 디자인을 거쳐 탄생했다. 그는 탁월한 디자인 능력을 평가받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 98년 산업 디자인 부문 대통령상, 최우수 디자이너 등 디자인 관련 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들 여성임원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업무처리 능력을 강조한다. 이정희 전 삼성의료원 상무는 "기업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감을 갖고 업무를 명쾌하게 처리해 주위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 여성 임원은 "굳이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LG전자의 김진 상무는 "남자 동료와의 매끄러운 업무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매번 '여자'라는 것을 내세우며 불이익을 호소하다 보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날 뿐"이라고 강조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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