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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붉은 악마, 축구팀 못지않은 명물"

대문호 괴테 "꿈있으면 반드시 실현" 인용..양국우정 강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13일 오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독일의 금융.교통 허브인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동포간담회에 이어 롤란트 코흐 헤센주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등 강행군을 벌였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이후 6개월만에 열린 이날정상회담은 자수성가형 인생역정과 함께 지역통합 및 국가혁신을 추구하는 정치이념등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정상의 특별한 관계를 반영하듯 1시간30분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두 정상은 축구를 화제로 올렸다. 슈뢰더 총리가 먼저 "한국축구대표팀이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노 대통령은 "2002년에는 잘했는데 지금은 걱정이 된다"면서 "그러나 2006년 독일로 우리가 오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지난 월드컵 때 홈에서 4강을 했는데, 독일도 홈과 마찬가지로 우리한테 우호적인 만큼 우리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8강까지는꼭 올라가라고 말하겠다"며 즉석에서 민원을 했다. 또 "한국 월드컵 때 길거리로 나와 응원한 700만명과 붉은 악마라는 응원단이있다. 축구팀 못지 않은 명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슈뢰더 총리는 "2006년 독일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를 기대하지만 독일과는 다시 싸우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며 월드컵 4강에서 한국을 1-0으로 누른 독일이 은근히 한 수위임을 강조한 뒤 "내년 1월 한국에 가면 한국대표팀을 꼭 만나고싶다"고 말했다. 축구는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화제에 올라, 노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우리팀이 16강, 8강, 4강에 올라가면 응원단도 10만, 50만, 100만명 오게 될가능성이 있다"며 "총리가 매우 걱정할 줄 알았는데 다 먹여주고 재워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에 슈뢰더 총리는 "껄껄"하고 웃으면서 "한가지 우회적 의미에서 반박해야겠다. 독일에서 악마는 빨깧지 않고 까맣다"고 말해 다시 웃음이 터졌다. 두 정상은 고령화 문제를 놓고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슈뢰더 총리가 "독일과 한국의 고령화가 비슷한 것 같다"고 하자 노 대통령은 "독일은 복지를 끌어내리는 것이 개혁이고, 우리는 복지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것을 끌어올리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회담 후 노 대통령은 곧바로 전용기 편으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교민들을 격려하고 로란트 코흐 헤센주총리 내외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 내내 특유의 감성적 목소리와 함께 상황을 쉽게 설명해 이해시키는 강의식 어법으로 북핵문제와 통일 등 남북관계와 경제문제, 행정수도 등국정 현안에 대해 소상하게 생각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제가 상당히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사람으로 소문나 있지만 대단히냉정하고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가 하면 프랑크푸르트에 대해 "특별히 스마트하고 아주 아름답고 좋다"며 첫 방문의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동북아 시대와 관련해 자신이 이상형으로 꼽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해"이 질서야말로 인간사회가 추구할 만한 가장 모범적인 이념이고 제도"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자신이 방문했던 프랑스에 대해 "인류사회에 프랑스 혁명과 EU를 앞장서서 이끌고 가는 두가지 업적을 이뤘다"고 다시한번 추켜세웠다. 국가균형발전의 주창자인 노 대통령은 특히 "독일에 와서 제일 인상적인 것이도시의 규모와 생김새"라며 행정수도 반대론의 근거인 `규모의 도시론'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인구가 약 70만명에 불과한 프랑크푸르트를 거론, "공항에서차로 나올 때 이 도시를 보고 `바로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적어도 300만명은 돼야 극단도 만들고 박물관도 만드는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조금 쇼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려는 행정도시 규모가 60만명 정도로 작다생각했는데 작지 않을 것 같다"며 "한국도 이곳처럼 숲도 있고 물도 흐르고 문화도있는 그런 도시를 가질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국민들이 크고, 무조건 많이 개발하고, 빈땅 보고 저기에 집지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 어릴 때부터의 습관"이라며 "저 땅에 아파트 짓고 하면 망하죠"라고 되묻고 "이걸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 기회가 있으면 국민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50년을 내다보는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50년 뒤라고 하면 하품 먼저 하는데 실제로 50년은 금방 지나간다"며 인식의 전환을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헤센주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곳이 낳은대문호 괴테의 "꿈이 있으면 반드시 실현될 때가 온다"는 명언을 인용한 뒤 "독일과한국은 함께 꾸는 세계평화와 번영이란 꿈이 있다"며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를린.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조복래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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