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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더 싼 맥주 값이 과음 원흉”...체코, 맥주 소비량 줄이기 안간힘


"물보다 싸다" 세계 최고 맥주 천국 급기야…
“물보더 싼 맥주 값이 과음 원흉”...체코, 맥주 소비량 줄이기 안간힘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체코 전역에 있는 레스토랑과 선술집들에서는 맥주가 물보다 싸다. 필스너 맥주의 본고장인 체코에서 맥주는 ‘액체로 된 빵’이라 불릴 만큼 필수 먹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체코인들은 연평균 37갤런(약 140리터)의 맥주를 마신다. 1인당 소비량으로는 세계 으뜸이며 미국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과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자 체코 정부가 올해부터 국민들의 맥주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체코 보건부장관 레오스 헤거는 “레스토랑과 술집들에 맥주보다 싼 비알콜성 음료 한가지 이상을 팔도록 해 18세가 돼야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내렸다”며 “가장 쉬운 건 손님들에게 맹물 피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체코 펍에서 맥주 파인트(500mm)의 가격은 약 1달러다. 비슷한 양의 생수나 쥬스, 탄산음료 가격은 맥주의 두 배 정도다. 미국처럼 무료 식용 수돗물을 제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한 예로 100년 이상 체코인들의 곁을 지켜온 프라하 외곽 즈브라슬라프의 우젤렌쿠에서 가장 싼 맥주의 1파인트 가격은 99센트인 반면 탄산수는 1달러30센트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올드타운의 보다 고급스러운 콜코브나 레스토랑의 경우도 맥주는 파인트당 2달러50센트, 절반도 안되는 크기의 생수는 2달러29센트다.

그러나 이 정도 조치에도 체코의 술집들과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법정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바클라브 스타렉 회장은 “정부가 안 그래도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업계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우를 범하려 한다”며 “업계를 질식시키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우젤렌쿠의 지배인 엘레니 아타나소풀로소바는 “화가 치민다. 더 시급한 문제들도 많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내리기 보다는 그런 중요한 일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헤거 장관은 “성인들의 흡연이나 음주를 무조건 금지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알코올 소비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마시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실내 흡연을 제한하는 헤거 장관의 제안은 의회 검토는 물론 내각의 승인도 받지 못했다.

보건부 관리와 경제학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체코의 맥주 가격이 과음과 미성년자 음주를 부채질한다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체코는 유럽 국가 가운데 13~15세 사이 청소년들의 알코올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다. 미국이나 캐나다보다 높은 수치다.

체코학술원 여론조사센터의 지리 비노팔 센터장은 “맥주는 체코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중세시대부터 맥주는 체코의 주 음료여서 음주문화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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