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8일부터 2주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열어 대대적으로 품질혁신에 나선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삼성테크윈의 공기압축기 리콜에 이어 삼성전자가 에어컨 품질불량에 대한 사전점검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룹 차원의 품질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우선 에어컨 제품을 집중 분석해 사고 원인과 기술력 등을 면밀히 따질 것으로 보인다. 또 ▦생활가전 및 TV 품질 수준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경쟁력 ▦바이오시밀러ㆍ의료기기ㆍ태양전지 등 신사업 기술력 평가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8~29일 열흘간(근무일 기준)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글로벌 경쟁업체 제품과의 정밀 대조를 통해 향후 개발전략을 모색하는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 2005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행사는 해외 1등 제품과 삼성 제품을 나란히 평가하는 자리로 품질경영에 최우선 가치를 둬온 이건희 회장이 직접 참석해온 행사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이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열리는 첫 전시회인데다 삼성이 최근 전사적으로 부정ㆍ비리 발본색원과 더불어 품질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비리와 품질 문제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삼성테크윈은 12일 산업용 공기압축기 3,000여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에 들어갔다. 품질 수준이 미달된 것을 알고도 그대로 공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관련 임직원들이 징계를 받은 것은 물론 대대적으로 제품을 무상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초 관련 사실을 보고 받고 크게 진노해 오창석 전 사장을 물러나게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도 에어컨 불량으로 사실상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고 있어 문책인사 후폭풍이 예견된다. 1월 선보인 2011년형 삼성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의 전원이 갑자기 꺼지거나 켜지고 냉매가스가 유출되면서 소비자가 크게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판매된 홈 멀티에어컨 15평형 제품 중 AF 계열 4개 모델(AF-HA152·HR152·HQ152·HS152) 총 6만355대에 대한 사전점검 서비스를 벌여 현재 60%인 3만6,000여대를 고쳐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원 오작동은 인쇄회로기판(PCB)의 인식키가 노이즈 현상으로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냉매가스 유출은 기사들의 설치 미숙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 대규모 리콜은 2009년 양문형 냉장고 폭발 사고로 국내외에서 총 41만대를 수리한 후 두 번째다. 품질 일등을 내세워온 삼성전자가 최근 2년 사이 대규모 리콜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후 인사조치뿐만 아니라 선제적으로 삼성의 품질혁신 노력을 배가시키는 쇄신책이 점쳐지고 있는 것. 이 회장은 1993년 삼성전자의 '불량 세탁기' 사고가 발생하자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모두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애플의 아이폰ㆍ아이패드에 선수를 빼앗겼던 휴대폰ㆍ태블릿PC 등도 주된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순발력 있게 추격을 벌이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이 열세를 보이고 있어 엄중한 비판이 제기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바이오시밀러ㆍ의료기기ㆍ태양전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부문에서도 해외 업체 제품과의 기술력을 따져보게 된다. 이미 세계 1위 수준에 올라선 기존 주력 사업과 달리 글로벌 선두제품과의 격차를 확인하고 최단시일 내에 이를 따라잡을 묘책을 강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