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은 17일로 예정된 조찬 포럼 '보험산업 비전 2020'에 하루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주제발표를 할 예정인 진익 연구위원은 "현재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변액∙금리연동형 상품 등 금융투자형 영역이 확대될수록 보험산업의 정체성은 약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비용부담을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강해질텐데 보험업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호주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는 금융소비자가 대거 이탈하면서 보험산업이 크게 위축된 대표적 국가다. 호주 보험업계는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순수 보장성 상품 위주로 시장을 재편했는데 금융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이 아닌 다른 금융권으로 찾아갔다.
진 연구위원은 "호주 사례를 감안한 부정적 시나리오 아래에서 국내 보험업계는 2020년까지 자산규모가 현 수준 대비 약 1.8배인 903조원으로 성장하는 데 그치고 순이익 규모는 약 0.3배인 2조원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양호한 실적에 만족해 경영환경 변화에 둔감해지는 '승리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 만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전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대안으로는 ▦그릇된 수수료 관행 개선 ▦보험산업 정체성 강화 ▦사적 안전망 역할 강화 등이 제시됐다.
전 연구위원은 "소비자 관점에서 보험을 바라보고 보험산업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지속성장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체질개선이 밑바탕이 된다면 국내 보험업계는 2020년께 자산규모는 지금의 3.1배, 순이익은 2.3배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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