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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장치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 추가로 지정될 전망인 가운데 관련 중견업체들의 반발이 거세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태양광 발전장치를 포함한 14개 품목을 중기 경쟁제품으로 접수했으며, 의견제출과 공청회(5일) 등의 절차를 거쳐 중소기업청이 상반기 내 지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신청한 전기공업협동조합의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 투찰율이 6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덤핑 수주 문제가 심각하다"며 "경쟁제품으로 선정되면 입찰시 하한선이 생겨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장치는 150여개 중견ㆍ중소기업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공공분야의 경우 최저가 낙찰제가 시행되고 있어 참여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주하는 문제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즉 중기 경쟁제품 신청이 대기업의 시장잠식을 막기보다는 업체들의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대해 신성솔라에너지, 에스에너지와 같은 3~4개 중견 태양광 업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기 경쟁제품에 추가 지정되면 중견기업도 대기업처럼 관수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사 틈바구니에서 버텨온 이들 업체들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조만간 이의신청과 함께 문제제기 할 예정이다.
업체들은 민간 시장에서는 대기업이 버티고 있어 사실상 국내에서는 공공시설밖에 남는 게 없는 상황에서 내수시장 길이 막히면 고사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매출액 1,000억~2,000억원대인 중견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 경험과 필드 테스트가 수반돼야 하므로 당연히 수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태양광 업체들은 공장가동률을 70~80%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그간 적자를 보면서도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공공 설치 의무화 정책 확대로 태양광발전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 시장에서 배제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장비ㆍ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노하우를 쌓아 올렸는데 이제 시장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시점에서 물거품이 될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ㆍ4분기 3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일부 중기의 경우 가격이 30% 가까이 저렴한 중국산 셀, 모듈을 가져오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제품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측면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국산 제품을 국내 중기 브랜드로 공급하는 것을 국산 제품으로 해석할 수 있냐의 논란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셀, 모듈 생산이 라인으로 진행되지 않고 가내공업이 되면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잘못하면 중국산 제품이 득세할 것"이라며 "근본취지가 산업 경쟁력을 살리고 우리 기업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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