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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것이 좋다」 의식 바꿔야(IMF시대 생활속의 구조조정)
입력1997-12-25 00:00:00
수정
1997.12.25 00:00:00
신정섭 기자
◎「무조건 큰것」보다 「실속」 차릴때/중고차시장 중·대형 40%이상 하락… 경차인기/냉장고·TV 등 가전품도 「알뜰한 소형」 선택을「품위나 체면」보다는 「실속과 내핍」이 미덕인 IMF시대. 중고자동차시장은 이같은 시대상의 한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중의 하나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시장에서 20년째 영업을 하고있는 고한철 현대세일상사사장(52)은 『소형차는 구할 수 없고 대형차는 차고가 넘칠 정도로 쌓이는 등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당혹스럽기만 하다』고 말한다.
새차와 똑같은 번호판만 단 그랜저·포텐샤 등 대형차들은 1천만원이나 싼 값에도 살 사람이 없다. 반면 티코나 프라이드 등 소형차는 팔 물건이 없다. 94년 출고된 그랜저가 8백만원, 소나타가 5백만원, 프린스는 4백만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값이다. 반면 경승용차인 아토즈는 6백만원, 티코는 2백∼3백만원대다. 대형 및 중형차는 10월에 비해 40%정도 떨어졌고 소형차는 그대로다.
고사장은 『기본적으로 차를 사려는 사람의 발길이 끊겨 예년 같으면 스키시즌과 신정연휴를 겨냥한 고객들로 12월 들어 1백대 정도는 팔았을텐데 올해는 소형차 단 2대만 팔았다』면서 『24일 하루에만도 팔아달라는 사람은 1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장안평 중고차시장은 물론 영등포·강남 그리고 지방의 중고차 시장도 똑같은 상황이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차를 아예 팔거나 소형차로 바꾸는 사람이 크게 늘고있다.
지난달말 10년넘은 중형차를 폐차시키고 경차를 구입한 회사원 장모씨(46)는 『작은차가 IMF시대 절약생활의 상징아니냐』며 『기름값이 적게 들뿐 아니라 고속도로 통행료·등록세·면허세 그리고 주차료면에서 많은 혜택이 있어 작은 차 큰 기쁨의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중형차를 몰던 10월 한달간 차량유지비가 36만여원에서 경차로 바꾼 12월에는 3분의 1 정도인 10여만원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렇듯 체면을 중시해 큰 것만을 고집해오던 우리의 생활습관 변화의 조짐은 비단 자동차에서만 나타나는게 아니다. 외제나 대형만을 고집해온 냉장고·텔레비전 등에서도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도 마찬가지. 따라서 가전·건설업체 등도 IMF시대를 맞아 고객요구에 부응하는 생산과 판매전략을 이젠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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