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 은행주들의 폭락을 예측해 월가의 스타가 된 메레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가 지난해 미 지방정부들의 몰락 쓰나미를 전망한 발언들 때문에 큰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너무 무리한 예측을 단행해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그가 투자 자문사로 변신한 점을 근거로 지방정부의 부도 사태를 악용해 부당한 수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미 의회는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휘트니가 지난해 9월 보고서와 12월 언론을 통해 미 주정부들이 심각한 재정난 때문에 줄줄이 파산하게 될 것으로 주장한 데 대해 최근 이 같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 애널리스트인 휘트니의 이 같은 경고는 지방채 시장에 큰 충격을 불러왔다. 그가 지난 12월 19일 CBC와의 인터뷰에서 최대 100개의 지방정부 파산 전망을 내놓은 이후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지방채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14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미 하원 감독ㆍ정부개혁위원회의 소위원회는 휘트니의 발언이 시장의 불안전성을 증폭시키고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부당한 수익을 거뒀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메리디스 휘트니 어드바이저리 그룹’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투자자문사를 경영하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부동산 자산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역으로 헤지펀드인 폴슨앤코에는 이 파생상품의 가격폭락에 베팅하도록 해 부당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의회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휘트니는 이 청문회에 출석을 요청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릭 멕핸리 소위원장은 “그가 참석하든 안 하든 청문회의 일부가 될 것이다”며 “그가 이러한 공개석상에 나오길 꺼린다면 그것도 성명(statement)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휘트니가 자신의 주력도 아닌 비(非)전문분야에 대해서 성급하고 무책임한 주장을 했다고 힐난하고 있다. 지방채 거래중개업체인 허버트 J. 심스 앤드 컴퍼니의 리처드 라킨 이사는 “그의 보고서를 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금융 전공의 대학원생 리포트가 더 나은 것 같다”며 “무모하고 무책임하다며 특히 결과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NYT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동료의 견해에 대해서 거의 비판하지 않는데 동료들은 그가 이번에는 ‘너무 나갔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지방채 시장 관계자들은 그와 한바탕 싸울 기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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