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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 정주영 타계] 북한 조문할까
입력2001-03-22 00:00:00
수정
2001.03.22 00:00:00
조문사절 보낼 가능성 적지만 어떤형식으로든 조의 표할듯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의 타계에 대해 북한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방법으로 애도를 표시할 까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정 전 명예회장이 북한을 수차례 방문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사시키는 등 경협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측에서 고위급 조문단이 파견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22일 북한에 부고장을 보낸 현대는 "북한이 중요한 사업 파트너인 만큼 정 전 명예회장의 부고를 공식적으로 보내는 게 예의라고 판단했다"면서 "중국 베이징에서 팩스로 보냈다"고 밝혔다. 부고장은 현대의 사업파트너인 조선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에 보내는 형식을 취했다.
북한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전해오지 않았으나 부고장이 전달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애도의 뜻을 표할 것으로 현대는 보고 있다.
우선 애도표시로는 '조문'을 꼽을 수 있다. 북한측이 정 전 명예회장의 대북사업을 이른바 '고향사업'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 동안 북측이 북한내에 공장이나 병원을 지은 '고향사업' 조총련 기업인의 사망을 애도해왔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조의 표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한은 현대아산의 창립기념식 등을 맞아 축전과 화환을 보낸 전례가 있어 조의 표시의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조의 표시 방법으로는 방송을 통해 정 전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고 조선아시아 ㆍ태평양평화위원회나 금강산총회사 명의 조문을 발표한 후 조화를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의 대북사업에 보인 관심과 정 전 명예회장과의 각별한 관계를 고려할 때 김 위원장 명의의 조전이 전달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 사망에 어떤 식으로든 애도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애도의 형식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조문도 그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조문사절단을 보낸다면 남북관계에서 첫 사례로 기록되며 남북관계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문사절단 단장은 김용순 아ㆍ태평화위원장이나 송호경 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조문사절단 파견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문사절단 문제는 전적으로 북한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정부가 언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금강산 대가 협상 등 껄끄러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문사절단이 서울에 온다면 고인에 대한 북한측의 파격적인 예우로 현대가 대북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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