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재무구조 클린화 '적자서 영업익 100억' 변신 [中企·벤처M&A로 새 돌파구 찾아라] (중) 모범사례 늘리자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벤처 기술력 - 대기업 자본의 성공적 결합 생존 지구수단 넘어 '글로벌 경쟁력' 계기로 "과다경쟁 해소" 동종기업 M&A도 크게 늘듯 (장면1)‘3년 연속 적자 기업에서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대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유비프리시젼(옛 세안아이티)의 극적인 변모다. 이는 지난해 3월 반도체 및 LCD검사장비업체인 솔트론이라는 장외기업에게 M&A되면서 가능했다. 상장 폐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던 세안아이티는 솔트론과의 M&A로 재무구조를 클린화했고, 사업 다각화도 이뤄 우량업체로 거듭났다. (장면2)‘코스닥 상장보다는 M&A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올 6월 미국기업 아나로그디바이스에 회사를 매각한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을 수신하는 RF(고주파)칩 업체인 인티그런트의 고범규(38)사장. 국내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하다 M&A로 돌아선 것은 경쟁 상대인 퀄컴 등과 겨룰만한 글로벌한 역량을 일거에 갖추고, 자금 유입 면에서도 매각대금(1,600억원)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3년간 경영권도 보장받아 글로벌 기업으로서 야심찬 출발을 하게 됐다. M&A가 어려움에 봉착한 한계기업의 탈출수단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M&A가 활성화되려면 생존차원에서의 자구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적극적인 M&A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성공적인 모델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결합 주목= 대기업의 자본 및 마케팅 능력, 벤처기업의 창의성과 기술력은 협력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 지난 2004년 건설과 화학을 두 축으로 한 중견기업 이수그룹의 이수유비케어(옛 유비케어) 인수가 대표적. 당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결정한 이수그룹은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의료정보기기 업체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유비케어는 현재 창사이래 최고 실적을 내면서 기사 회생했다. 지난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비지니스 모델 부재에 시달리는 싸이월드를 인수한 것 역시 성공적 M&A 사례로 꼽힌다. 박천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자금과 정보 부족으로 독자 성장이 힘든 유망 벤처기업과 경영 여건상 사업 아이템이 제한적인 대기업간 결합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기업이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과의 안정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신경쓰면서 이런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산네트웍스(지멘스가 인수) 등의 사례에서 보듯 국내 벤처를 인수하는 해외 기업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스코는 최근 국내 우량 IT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해외 기업의 우량 벤처 인수는 기술 유출 등 부정적 측면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대ㆍ중소기업간 거래 관행에 변화를 꾀하고 우량 벤처에게 희망을 주는 긍정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종 우량기업간 M&A 늘어야= 그간 동종 선두 기업간 M&A는 대기업에 대한 하도급에 의존적인 수익구조와 오너의 지분율 집착으로 거의 없다시피했다. 하지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고, 대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M&A형태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희덕 KTB네트워크 유동화팀장은 “동종 우량기업간 M&A는 과당 경쟁 해소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보다 수평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마진 악화에 시달리는 휴대폰 부품ㆍMP3플레이어ㆍ소프트웨어ㆍ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등의 분야에서 M&A 사례가 적잖이 나올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면서 부진한 사업부분 매각이나 분사, 영업양수도 등 구조조정 차원의 M&A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 중소 업체들도 M&A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며 “실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지난 1993년부터 10년간 미국 상장기업 705곳의 주식시장 성과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M&A를 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이상 높은 흐름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8/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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