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산업 리더] 홍청일 종근당 종합연구소장

"항암제·녹농균치료제 상품화 순조""서울대 약대 주상섭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CKD-602가 국내 임상시험에서 난소암ㆍ소세포폐암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고, 이를 라이선싱해간 미국 알자사도 '스텔스 리포솜' 기술을 활용해 CKD-602 투여량을 5분의 1로 줄인 상태서 대등한 약효를 발휘하는 새 치료제를 개발 '글로벌 신약'으로 상품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홍청일 종근당 종합연구소장(63)은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LGCIㆍ유한양행으로부터 라이선싱했던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와 차세대 위ㆍ십이지궤양치료제 'YH1885'의 상품화를 포기,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렇잖아도 다국적 제약사들에 비해 빈약하기만 한 국내 업체들의 신약개발 의지와 투자가 사그러들까봐 걱정입니다. 그러나 CKD-602는 국내 임상시험 결과가 좋고, 알자사의 약물전달기술이 뛰어나 성공 가능이 큽니다."

종근당은 국내 6개 병원서 20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CKD-602에 대한 전기 2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올 하반기 환자수를 늘려 후기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위암ㆍ대장암 등으로 적응증을 늘리기 위해 먹는 항암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 난소암과 소세포폐암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습니다. 5일간 매일 한차례씩 주사를 맞은 뒤 종양의 크기가 50% 이상 감소한 상태가 환자 2명 중 1명꼴로 한달 이상 지속됐습니다.

4명중 1명 꼴로만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면 항암제로 상품화가 가능하지요. 기존 약물에 비해 탈모ㆍ설사ㆍ오심ㆍ구토 등의 부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CKD-602를 라이선싱해간 미국 알자사도 주사했을 때 체내 면역세포가 이물질로 인식, 파괴하지 못하게 하고 약효가 천천히 방출되도록 흡습성 인지질 등으로 감싸는 소재를 개발, 곧 전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종근당은 또 뛰어난 약물전달기술을 가진 미국 미시간대 아미돔 교수가 설립한 TSRL사, 유타대 MC테크놀로지사와의 제휴를 통해 녹농균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먹는 항생제, 위장ㆍ십이지장ㆍ대장등 원하는 곳에서 약물이 흡수되는 신제형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면역억제제 '사이폴엔(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A)'이 올 연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 국내 의약완제품 사상 최초로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해집니다."사이폴엔은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독점하던 국내 면역억제제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수입대체하는 성과를 보인 제품.

"종근당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아이디알, 미국의 렉산과도 투자 및 연구개발 제휴를 체결해 이들이 컴퓨터로 발굴한ㆍ디자인한 약물작용점과 그에 맞는 약물을 합성하고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약효를 스크리닝하고 있습니다."

종근당은 또 종양세포에서의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항암제. CKD-732도 개발, 전임상시험을 마치고 올 하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유전자재조합 휴먼 인슐린'을 올 하반기 시판하고, 당뇨ㆍ비만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합성은 물론 발효분야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원료물질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비용ㆍ속도 면에서 국제경쟁력이 있지요."홍 소장은 서울대 약대를 거쳐 미국 노스캘리포니아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로스웰파크 암연구소 연구원, 뉴욕대(버팔로) 대학원 연구교수 등을 지낸 뒤, 지난 1997년 종근당 종합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