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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단아한 현대의 매화도

남도문인화 계승 허달재 화백 롯데갤러리서 개인전

허달재作 '백매'

조희룡作 '매화도'

직헌(直軒) 허달재(59)는 뿌리가 있는 화가다. 추사 김정희의 수제자인 소치 허련의 남종화는 아들인 미산 허형(1862~1938)과 손자 남농 허건(1907~1987), 그리고 한 집안인 의재 허백련(1891~1977)으로 계승됐다. '근대 한국화 6대가' 중 한 사람인 의재는 손자 허달재에게 붓 잡는 법부터 가르쳤다. 허씨 집안의 화업을 5대째 계승한 허달재는 문인화풍의 남종화를 이었으되 현대적 감각을 더해 신(新)남종화를 일궜다. 2008년 이후 3년 만인 허달재 화백의 서울 개인전이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9층 롯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매화를 중심으로 한 신작 60여 점을 선보인 전시의 제목은 '심조화 화조심(心造畵 畵造心)'. '마음이 그림을 닮고 그림이 마음을 닮는다'는 뜻으로 '마음이 붉으면 매화도 붉고 마음이 희면 매화도 희다'라고 풀이된다. 백화점 명품관인 에비뉴엘 1층에는 8m 대작의 6폭 '백매(白梅)'가 선보였다. 눈부시게 흐드러진 매화꽃잎이 고고함을 과시한다. 허달재식 현대 매화도는 비워놓은 여백과 채워 넣은 꽃잎이 변주를 이뤄 '화려함'이 특징이다. "옛 문인들은 매화나무 한 가지(一枝梅)에 고결한 기상을 담아냈다면 나는 겨울과 봄 사이 아무것도 없는 산에서 홀로 핀 매화의 느낌을 풍요롭게 표현했죠. " 화려하지만 장식적이지만은 않은 격조가 있다. 잎이나 가지는 추상화처럼 생략을 시도했고 꽃잎에 8개의 수술을 점처럼 찍는 공식도 타파와 고수를 넘나든다. 한지에 홍차 물을 들여 고풍스러운 느낌을 더하고 금박을 뿌려 작품 자체에서 은은한 빛이 뿜어나온다. 직헌이 강조하는 격조의 뿌리를 확인하려면 국립중앙박물관 회화관을 찾아가 보면 된다. 전시장 가운데를 차지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매화 거장 조희룡(1789~1866)의 '매화도'. 8폭 병풍용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한 그루에 핀 홍매와 백매를 담고 있다. 둥치는 용처럼 꿈틀거리고 가지들은 사방으로 힘차게 뻗었다. 붓자국 사이사이에 흰 공간이 표현되는 비백법(飛白法)과 윤곽선 없이 꽃잎을 찍듯 그리는 몰골법(沒骨法)이 탁월하게 쓰였다. 조선 문인화가가 단아와 화려의 균형감을 어떻게 구사했는지, 허달재의 화려한 품격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박물관 서화실은 올 봄 '꽃그림 이야기'라는 주제로 작품을 교체해 전시 중이다. 허달재의 전시는 4월25일까지 계속된다. (02)726-4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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