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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8년 만에 반소매 티셔츠 형태의 하계 근무복 착용을 폐지하고 와이셔츠를 입기로 했다.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지가 담겼다.
하계 유니폼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신한의 이번 결정으로 다른 지주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등 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반소매 티셔츠 착용을 오는 6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여름부터 신한의 남자 직원들은 와이셔츠를 입게 되고 여자 직원들에게는 블라우스가 지급된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돈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반소매 티셔츠가 고객이 보기에 너무 편해 보인다는 내부 지적이 계속 제기돼 이번에 복장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을 따른다는 취지에서 하계에는 반소매 와이셔츠와 노타이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일련의 각종 사건·사고로 금융사와 뱅커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이 직원들에게 반소매 티셔츠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통합 1주년 때부터다.
하지만 이때는 정식 유니폼이 아니었고 1년 뒤인 2008년 은행부터 임직원의 일체감 조성 등을 위해 남녀 직원 모두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금융투자·생명 등 주요 계열사가 하계 근무복으로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우리·기업 등이 2008년, 씨티 2009년, 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하계 근무복을 도입했다. 대부분이 티셔츠인데 와이셔츠 성격을 가미한 형태도 있다.
일단 하나은행은 기존대로 올 여름에도 반소매 티셔츠를 입기로 했다. 국민은행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반소매 티셔츠 형태의 하계 근무복 착용은 직원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만큼 당장 폐지를 말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금융권 분위기를 감안해 이런저런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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