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초부터 웨쏘 인수를 본격 추진해 왔지만 4월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웨쏘 매각가격을 놓고 양측간 이견으로 잠시 협상이 중단된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LNG수요 급증에 따라 LNG 육상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면서 웨쏘와 같은 LNG저장시설 설계회사의 몸값이 뛰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웨쏘를 인수해야 하는 삼성물산으로서는 협상지연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웨쏘 인수가격으로 당초 500억원 수준을 예상했지만, 웨쏘측은 더 높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LNG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플랜트 설계기술을 보유한 웨쏘가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물산은 LNG시장 신규 진출을 위해 웨쏘와 같은 설계 회사가 필요하다 보니 가격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웨쏘의 부실사업장 처리문제도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딜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007년께 발생한 웨쏘의 부실사업장 처리문제를 놓고 양측간 생각이 달라 협상이 잠시 홀딩된 상태인 것으로 안다"며 "그렇다고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협상타결이 늦어지자 시장에서는 인수 무산설까지 나돌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웨쏘측이 협상을 6월말쯤에 재개하자고 삼성물산측에 제안한 것이 협상 결렬설로 확대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고 홀딩된 상태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며 "6월중에는 웨쏘측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쏘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삼성물산은 다른 글로벌 설계업체 인수라는 카드를 내세워 협상에 나설 수도 있어서 6월 협상이 일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웨쏘를 인수할 경우 연간 LNG 저장시설 등 10억달러의 추가 플랜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LNG 저장시설 등 관련 플랜트 수주 실적은 전체의 10%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쏘 인수를 통해 연간 LNG 플랜트 10억달러 수주가 가능하다"며 "국내서만 4조7,000억원 가량의 추가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