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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작년 실적 부진… 현금 배당 20%이상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배당 공시 34곳중 11곳 줄여<br>삼성전자·전기·테크윈 등 IT관련 대기업 두드러져<br>금융·정유업종등 실적 발표되면 감소폭 더 커질듯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현금배당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특히 배당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상장사들의 실적 역시 저조할 것으로 보여 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관련 현금배당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34곳의 총 배당액은 3조2,142억원에 그쳤다. 1년 전 이 기업들의 현금배당 총액이 3조9,056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1.5%나 줄어든 것이다. 현금배당 공시기업 중 현금배당액을 줄인 곳도 전체의 3분의1에 달하는 11곳이나 됐다. 반면 늘렸다고 밝힌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배당 감소는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들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주당 5,000원(우선주 5,050원)의 현금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ㆍ4분기 결산 이후 실시한 중간배당 1주당 500원을 포함해도 주당 배당금이 5,500원에 불과하다. 전년 주당 현금배당액(중간배당 포함 1만원)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주들에게 돌려준 배당총액도 2010년 1조4,966억원에서 8,272억원으로 45.8%나 급감했다.

삼성전기도 2010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 우선주 1주당 1,050원의 현금배당을 했지만 이번에는 주당 750원(우선주 800원)으로 25% 감소했고 삼성테크윈 역시 800원에서 500원으로 크게 줄였다. 이 외에도 유통 업종의 대표 격인 신세계는 이마트와 분할하기 전 주당 2,500원을 주주에게 나눠줬지만 분할 후인 이번에는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합쳐 1,500원만을 배당해 40%가량 줄였다.

특히 아직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실적악화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거나 적자로 떨어졌기 때문에 배당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대자동차(16.7%), LG생활건강(32%) 등 실적이 호조된 일부 기업들은 배당금이 1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현금배당을 크게 줄인 이유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3ㆍ4분기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3조2,589억원, 40조2,67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16.52%, 20.34% 하락했다. 게다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오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까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21개 기업 중 18개 기업이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지난해 하반기 유로존 위기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벌어들인 돈이 적은 만큼 배당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금융ㆍ정유 업종 등 전통적인 고배당 기업들이 배당금액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배당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359개 12월 결산법인의 2010년 배당총액은 10조7,575억원 수준. 하지만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1년의 배당총액은 10조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들에서 순자산가치(NAV)에 배당금 반영을 예상보다 적게 했다"며"배당금 반영치를 1.32% 이상으로 판단했는데 이보다 적은 1.2% 수준으로 반영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금융ㆍ정유 업종 등 고배당 기업들의 배당금액을 살펴봐야겠지만 현재 분위기에서는 2011년 결산 법인들의 배당 규모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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