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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에게 올 4월은 각별한 달이다. 지난 1일이 산업은행창립 50주년이었고 17일은 본인의 취임 1주년이었다. 유 총재에게 창립 50주년은 새로운 반 백년의 발전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취임 1주년은 영역 구분이 없어진 금융시장의 무한 경쟁시대에 대응한 단기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래서 유 총재의 말 한마디마다 새 사업에 대한 각오와 의지가 묻어났다. “산은이 나아가야 할 목표로 크게 두 가지를 설정했습니다. 하나는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해 복합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는 종합금융회사로 변모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클린뱅크로 거듭난다는 것입 니다.” 유 총재는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체적인 전략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큰 구상은 가닥을 잡은 만큼 이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는 6월까지 대우증권의 자회사인 서울투신운용도 자본출자 등을통해 완전 자회자로 편입시켜 은행ㆍ증권ㆍ자산운용사업을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해나가겠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금융뿐만 아니라 프라이빗뱅킹(PB)과 투자 부문에서도 기존과 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총재는 특히 산은과 대우증권과의 공동체 의식을 마련하기 위해 대우증 권의 사명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창립 50주년과 취임 1주년을 축하 드립니다. 지난 1년은 SK글로벌 사태에 이어 LG카드 문제까지 불거져 쉽지 않은 한해였을 것으로 생각됩니 다. ▲ 지난해 4월 총재로 부임하고 보니 3월 말 기준으로 SK글로벌 사태 등으 로 야기된 손실규모가 4,693억원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 LG카드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한마디로 암담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LG카드 사태로 야기된 금융불안이 잦아들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에다시 큰 위기가 왔을 것입니다. 국책은행을 통한 지원이라는 일부의 비판도 있었지만 우선은 불안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지금도 잘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산은 자체적으로도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1,669억원의 흑자를 내고 외화 자금 조달과 관련해 아시아 지역 ‘최우수 차입자(Best Agency Borrower)’로 선정된 것은 나름대로의 성과라고 판단합니다. 기아특수강 등 10개 부실기업을 건실한 기업으로 재 탄생시킨 것도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창립 50주년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단 순히 기업금융을 지원하는 국책은행 차원을 넘어 글로벌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사업방향을 설정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50년간 산은이 우리 경제발전의 한축을 담당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지금은 이에 만족하고 안주하기에는 금융환경이 너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존처럼 기업대출의 예대마진에만 의존한다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창립 50주년을 ‘제2의 탄생’이라고 선언한 것도그래서입니다.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뜻이지요. 추진방향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과 자산건전성 제고입니다.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을 연계해 산은의 사업영역을 증권ㆍ자산운용 등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것은 종합금융회사로 변모해 재도약의 수익기반을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여기에 컨설팅 및 기업 인수합병(M&A) 등 기업 구조조정 사업과 방카슈랑스 사업을 대폭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클린뱅크를 목표로 자산건전성 제고에도 적극 나서 연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2% 이내로 줄일 계획입니다. 이 계획이성과를 거두면 시중은행의 2.6%보다 훨씬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대우증권 매각계획은 완전히 백지화된 것입니까. 일부에서는 산은 이 대우증권에 이어 서울투신운용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은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산은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복합금융 서 비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에도 부합되는 것이고요. 대우증권의 주식중개사업 외에 기업공개(IPO)사업, 서울투신운용의 자산운용사업, 산은의 기 업금융과 국제금융ㆍ컨설팅 등을 접목시키고 관련 상품도 공동판매할 경우 경쟁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봅니다. 대우증권의 자회사인 서울투신운용도 6월 말까지 자본출자를 해 산은의 자 회사로 편입해 7월부터 정상영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경영여건이나 다른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을 감안해 판단해야 할 사항이어서 아직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산은이 위탁 관리하고 있는 LG카드의 경영정상화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LG카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LG카드 정상화를 주관하는 은행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지금 은 LG카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박해춘 사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자율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실이 워낙 커 1년 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채권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LG카드 임직원들이 힘을 모으면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최근 LG카드 임직원에게 ‘구름 속의 비를 보는 패자가 아니 라 구름 위의 태양을 보는 승자가 되라’는 e메일을 보내 회사 정상화에 합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산은이 매각일정을 주관하고 있는 LG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우리금융등 국내외 5개 금융회사가 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LG투자증권 매각차익이 채권단의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LG투자증권은 재무구조뿐만 아니라 투자업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우량 증권사로 투신사와 선물회사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높은 매각차익을낼 수 있다고 봅니다. 매각차익은 모두 LG카드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사용 하게 될 것입니다. 설령 매각차익이 당초 예상한 3,500억원에 미달해도 부족분에 대해서는 채 권은행이 일정 비율대로 LG카드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초 일정대로 6월까지 가능한 매각을 마칠 계획입니다. -최근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정부소유 금융기관의 민영화 과정 에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자본에 대 항할 ‘토종자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상존해 있습니다.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기업금융 위축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특히 성 장동력 확충이나 시장실패 보완 등 국민 경제적 차원에서 정부정책 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 입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사모주식 투자펀드 활성화 등 토종 금융자본의 육성이 시급합니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은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존과 건전성 제고에 치중해왔으나 이제는 기업금융을 활성화하고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 입니다. -구체적으로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및 국내 사업확대가 국내 금융시장 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1차적으로 거액예금 고객과 가계대출 등 소매금융시장에 변화를 줄 것으 로 봅니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멕시코 진출사례 등에서 보면 기업금융과 투자 부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한국시장에 진출한 투자펀드와는 다른 차원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산은은 3,600여개 거래기업 CEO를 비롯해 안정성을 강조하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기업금융 및 투자 부문에 대한 외국 은행의 시장잠식에 대응해 거래업체와 관계를 강화 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출서비스뿐 아니라 자산관리 등의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정부는 동북아 경제에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동북아 금융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산은의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동북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ㆍ도로망 구축 등에 국책은행으로 서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특히 중국 국가개발은행 및 일본 미즈호은행과 함께 ‘동북아개발금융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올림픽 및 상하이엑스포와 같은 동북아 지역 내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동북아연구실을 동북아연구센터로 확대 개편 해 이 지역의 경제ㆍ금융ㆍ산업 분야를 조사ㆍ연구하고 동북아개발 관련 재원조달방안 및 리스크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산은은 금융기관으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면서 정부의 동북아 경제중 심지 건설과 금융허브 구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나갈 계획입니다. / 정리=김홍길기자 what@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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