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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하나금융-외환은행 끝없는 갈등

"IT통합땐 끝장 투쟁" 묵혔던 감정 폭발<br>"비용절감" 하나금융 밀어붙이자<br>외환은행 노조 "수용 못해" 반발


한 지붕 두 집 살림 중인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사이의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정보기술(IT) 부문 통합 작업을 두고 결국 묵혀뒀던 감정이 폭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과 IT부문 통합작업에 속도를 올리자 외환은행 노조 측에서는 "끝장투쟁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12일 저녁에는 외환은행의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서울ㆍ수도권 노조원 4,000여명이 모여 독립경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먹튀 논란이 불거졌던 사모펀드 론스타 체제하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오명을 갖게 된 외환은행. 하나금융 체제 아래 편입된 지 7개월에 달하고 있지만 양측 간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기도 전에 감정의 골이 파이는 모습이다.

◇외환노조, '합의사항 위반'=하나금융과 외환 노조 측은 지난 7월부터 이미 IT부문 통합 문제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돼왔다. 문제의 발단은 7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및 전 계열사 임원이 모두 참석했던 하나금융그룹 임원 워크숍. 당시 워크숍에서 하나금융은 '오는 2014년까지 외환은행의 IT과 카드 등 부문별 통합'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외환 측은 물론 금융계에서도 사실상 하나금융이 3년 내 외환은행과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최근 김 회장이 외환은행 IT부서장들을 소집하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것이 다시 한번 갈등에 불을 지폈다. 또 외부 4개 업체에 IT 통합과 관련 컨설팅 제안요청서를 발송하는 등 IT통합 작업이 가시화되자 외환 노조 측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외환노조는 "하나금융이 이미 통합을 전제로 일방적인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합의사항을 위반했다"며 "IT통합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집회 규모를 늘리고 투쟁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하나금융은 올 초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외환 노조와 함께 "향후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2ㆍ17 합의문'을 작성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같은 지주 안에 있는 계열사인데 금융지주조차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IT 통합추진은 전산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나금융은 IT 통합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이후 반복되는 갈등=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9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양측은 통합 속도와 시너지 창출 방법에 대한 시각 차이로 갈등을 반복해왔다. 외환은행 공채 폐지나 채용방식 등을 놓고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점포증설 제한, 고객정보 요구, IT신규투자 및 PF대출 사전승인 문제 등 건건이 대립각을 세워왔다. 여기에 지주사 임직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IT투자심의(실무)위원회'에서 외환은행이 추진하는 IT투자계획에 대해서 심의하겠다고도 밝혀 양측의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계에서는 전산통합이 가져올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은행 업무 중 전산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전산 통합이 사실상 은행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T통합을 바라보는 외환 노조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이 IT통합과 더불어 줄곧 영업 제도와 프로세스ㆍ금리ㆍ상품체계 등의 사전통합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이는 사실상 은행 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조 입장에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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