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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추억에 푹 빠진 중국

탄생 120주년 맞아 추모 열풍

좌우파 대립에 열기 더 뜨거워


마오쩌둥(사진) 탄생 120주년을 이틀 앞둔 24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 있는 마오쩌둥기념관에 참배객들이 몰렸다. 서구에서 크리스마스이브의 축제 분위기라면 중국은 26일 마오쩌둥의 탄생 120주년을 이틀 앞두고 붉은 축제의 열기가 뜨겁다. 마오쩌둥의 얼굴을 새긴 황금 배지를 달고 기념관을 찾은 쉬웬펑(43)씨는 "마오 주석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기 위해 배지를 달았다"며 "마오 주석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마오쩌둥의 추억에 잠기며 전국적으로 추모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은 마오쩌둥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마오쩌둥을 부정하는 것은 유치한 망상"이라며 "마오 주석의 공적은 7할, 잘못은 3할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과오보다 공적에 대한 평가가 높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마오쩌둥기념관에 36년 동안 2억명이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문화대혁명 당시 고통을 받은 사람들의 자녀들 역시 대부분 마오의 업적이 오류를 넘어선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오의 고향인 후난성 사오산에도 추모인파가 몰리고 있다. 대학생 등이 단체로 추모를 하고 지난 19일에는 중국의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이 마오 동상 앞에서 120명의 소년과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사오산을 관할하는 샹탄시도 마오 탄생일에 맞춰 19억위안을 들여 주변을 정비하고 사오산을 홍색 혁명 성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중국인들이 마오에 이처럼 열광하는 것은 마오가 '건국의 아버지' '혁명가'를 넘어 신격화된 존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평생 청렴했던 마오를 이제는 재물을 지키고 자신을 보호해주는 관우와 같은 신으로 여기고 있다.

기업들의 상술도 한몫한다. 식당들은 붉은 돼지고기 요리를 만들고 홍위병을 상징했던 붉은 배지와 스카프도 판매한다.



마오 추모열풍이 올해 유난히 뜨거운 것은 중국 좌우파 대립이 과거보다 첨예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혁개방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빈부격차 등이 마오에 대한 붉은 추억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시진핑 지도부는 좌파와 우파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반부패운동과 자아비판·사상교육 강화를 내세우며 왼쪽으로 기운 듯했던 시 주석은 마오의 기념행사를 "장중하면서도 소박하게 치르라"며 제동을 걸었다. 당은 지난달 마오 기념음악회에서 마오의 이름을 뺐고 중국중앙방송(CCTV)은 드라마의 제목을 마오쩌둥에서 녜룽전(중국 개국 원수)으로 바꿨다. 경제에서는 이미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개혁노선을 지향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좌파를 버리지 못하는 시진핑의 딜레마가 마오 탄생 120주년 행사에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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