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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받아놓고도 미국 현지 당국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인수 작업에 난항을 겪던 하나금융지주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 당국이 늦게나마 승인을 해주기로 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이르면 오는 8일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선수 크리스티 커의 후원계약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은 미국 금융 당국 관계자들과 접촉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 받은 지난 1월27일 이후 5영업일이 되는 3일까지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금융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인수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이 지체된 것은 현지에 있는 외환은행 자회사의 정체성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은행지주회사 감독규정을 보면 미국 내 외환은행 자회사인 '외환 로스앤젤레스 파이낸셜'과 '외환 뉴욕 파이낸셜' '미주 외환송금서비스'는 예금 업무는 하지 않고 기업여신과 송금만 담당하는 비은행 금융사다. 그런데 법률상 하나금융 같은 은행지주회사는 미국에서 비은행 업무를 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은행업무와 매우 밀접하게 연계된 업무'를 하는 경우만 연준의 승인을 얻어 지분을 가질 수 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직후 외환은행의 미국 지점을 모두 폐쇄하고 이들 3개 자회사를 차렸다.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미국에서 은행지주사법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쓴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법률 규제를 피하려고 해외 지점을 폐쇄한 론스타의 행위가 끝까지 하나금융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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