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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고유가 직격탄에 '비틀'

■ 경상수지 3년만에 두달째 적자<br>적자현상 지속땐 더딘 경기회복세 악영향<br>해외여행 늘고 대외배당금 급증도 한몫<br>"최악땐 올 경상수지 마이너스 가능성도"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연간 경상수지가 100억달러를 밑도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적자로 돌변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환율급락과 고유가 여파가 장기간 지속되면 더디게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회복 추세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내수경기가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지난 2004년의 경우 경상수지는 매달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4월과 8월 단 두차례만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을 뿐 꾸준히 흑자 추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확 바뀌고 있다. 2월 7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더니 3월에도 3억6,89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적자 추세를 보였다. 1ㆍ4분기 중 적자규모는 10억6,050만달러. 올 들어 경상수지 적자가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고유가ㆍ환율급락의 영향으로 수출이 위축되고 있는데다 해외여행은 늘어나고 외국인들에게 줘야 할 주식배당금 지급액도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상품수지는 29억1,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11월(31억8,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통관 기준)이 269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3월에 집중되는 선박수출 영향이 컸다. 한편 같은 기간 수입(257억2,000만달러)은 12.9%의 증가율로 수출증가세를 능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전달보다 소폭 줄어든 1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1ㆍ4분기 중 적자규모는 50억달러(49억9,630만달러)에 육박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30억500만달러)보다 20억달러가량 늘었다. 12월 결산법인들이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 지급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흑자기조를 보이던 소득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1~3월 중 소득수지는 4억8,100만달러 적자를 기록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상수지에 대한 위협 요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올 들어 평균 원ㆍ달러 환율(25일 현재)은 972원으로 지난해 평균 원화값(1,024원)보다 5.4%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국제 유가는 올 들어 20%가량 올라 경상수지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통상 매년 4월에 대외배당금 지급이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달에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 말 한은이 예상한 160억달러는 고사하고 100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지난해 이후 지속된 고유가를 잘 버텨왔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환율하락까지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석태 씨티은행부장은 “환율 절상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올해 경상수지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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