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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 1분기 전세계 수주량 54% 독식

한국 조선업체들이 1.4분기에 전세계 선박 수주량의 54%를 독식하며 위세를 떨쳤다. 26일 조선.해운 시황 전문분석 기관인 영국의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선박 수주량이 무려 610만CGT로 전세계 수주량 1천130만CGT의 54%에 달했다. 반면 중국 조선업체의 1.4분기 수주량은 250만CGT로 한국의 절반에도 못미쳤고 유럽은 100만CGT 그리고 조선 종주국을 자처해온 일본은 80만CGT에 그쳤다. 특히 한국은 지난 2월까지 수주량이 240만CGT에 불과했는데 3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370만CGT를 추가 수주해 전세계 조선업계를 경악시켰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그룹은 올해 125억달러 수주를 예상했는데 1.4분기에만 125억달러를 수주해 전체 목표액의 40%에 이르렀다. 올해 100억달러 수주 달성이 목표인 대우조선해양은 1.4분기에만 45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려 올해 목표치의 45%를 달성했으며, 77억달러를 올해 수주액으로 전망한 삼성중공업도 1.4분기에 34억달러 어치를 계약해 목표액의 44%를 채웠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체들이 1.4분기에 전세계 수주량을 싹쓸한 이유는 지난 1일부터 발효된 CSR(공통구조규칙) 때문이라는 게 업계 및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CSR은 국제선급연합이 견고한 선박 건조를 목적으로 벌크선과 탱커의 선체 두께를 강화하는 규칙으로, 선주들은 이로 인해 선가가 오를 것을 우려해 3월에 대거 발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측은 "지난달에 유조선을 계약하자며 선주들이 대거 몰려 애를 먹었다"면서 "CSR 영향 때문인지 지난달에만 유조선 수주가 대폭 늘어 1.4분기 수주액이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4월 1일자로 CSR이 적용됨에 따라 선주들이 선가가 오르기 전에 최고 기술을 보유한 한국 업체들에게 집중 발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 업체들의 경우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 다급한 곳은 오히려 선주 쪽이다"면서 "올해 한국 업체들은 후판 값 하락과 선가 상승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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