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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봉투 명가 자리 지킨다"

최훈 이화산업사 대표

경기 어려워도 점유율 70% 유지

흰 → 민무늬봉투 등 끝없는 진화

새로운 사업·아이템 다변화 시급

1~2년내 생활잡화 제품 선보일 것


27일 찾은 경기도 파주의 이화산업사 공장. 기계에서 깨끗한 하얀색 편지봉투가 가지런히 쏟아져 나온다. 하루에 생산되는 백색 편지봉투는 80만장. 서류봉투까지 포함하면 총 100만장이 이 곳에서 만들어진다. 연간으로 따지면 2억5,000만장에 달한다. 최훈(42ㆍ사진) 이화산업사 대표는 "경기가 어렵지만 대표 품목인 봉투 만큼은 현재 70%인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힘쓰고 있다"며 "40년을 이어온 봉투 명가(名家)의 자리를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1973년 설립된 이화산업사의 백색 편지봉투를 보면 예전 추억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과거 군대 위문편지와 연애편지, 경조사용 봉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 대표는 "황색 봉투에서 흰 봉투, 우편번호 적는 칸이 없는 민무늬 봉투, 속이 비치지 않는 봉투, 붙이는 선이 나와있는 봉투 등 꾸준히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이화산업사의 전체 매출 중 봉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안팎. 그 외에 수첩, 스프링노트, 사무용지 등 10여개 제품군 200여종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는 "브랜드가치와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겠다"고 설파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문구, 제지업계의 성장성이 예년만 못하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고민도 크다. 최 대표는 "예전에는 황색 봉투가 많이 팔리면 경기가 좋지 않다고 체감했는데 이제는 같이 주는 것 같다"면서 "올해 같은 경우 봉투시즌인 봄부터 수요가 계속 줄고 있어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토로했다.

이화산업사는 지난해에는 매출이 5% 신장했지만 상반기에는 다소 줄어들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작년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새로운 사업과 제품 아이템을 찾아 다변화하는 게 정말 시급하다는 생각이 요즘 더 강해졌다"며 "1~2년 안에 문구, 사무용 종이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나 쓸 수 있는 생활잡화가 있다면 좋은 제품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오랜 전통은 수요가 줄어든 제품군도 쉽게 없애지 못하게 한다. 수 십 년간 특정 제품을 선호해온 소비자가 아직 남아있는 까닭이다. 이들은 종이 두께의 작은 변화까지도 알아챌 정도로 세심하다. 대신 신규 품목을 개발하며 이를 상쇄시킨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최근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비망노트'를 애용해왔는데 파는 문구점을 찾을 수 없어 판매처를 알려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그 소비자는 "갈수록 사라져가는 종이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귀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는 게 획기적인 체질개선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최 대표는 "파주와 서울 신설동으로 나뉘어 있던 생산공장을 한 군데로 통합하는 등 불필요한 경비 절감에 힘쓰는 한편,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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