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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특집] 버거씨병.. 금연만이 예방.치료 지름길
입력1999-03-16 00:00:00
수정
1999.03.16 00:00:00
담배를 즐기는 골초들에게 제일 많이 발생하는 질병중에 하나가 바로 버거씨병. 이 질환은 팔꿈치나 무릎아래 부위의 동맥이 막혀 발생하지만 정맥의 혈전이나 염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발병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고된 적은 없다. 다만 의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연구결과로 볼 때 흡연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흡연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와 동유럽·일본 등에서 흔하다. 일본의 경우 10만명당 5명이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는 1920년 세브란스병원의 외국인 의사 루드 로우가 버거씨병을 처음 진단했다.
서울중앙병원 김건언 교수(혈관센터소장·02-2224-3114)는 『담배만 끊어도 버거씨병 환자의 50%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환자의 상당수는 혈관이 70~80%나 막혀 버린 상태에서 병원을 찾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한 실정.
그런 점에서 몇해전 가톨릭의대 일반외과 고용복 교수팀(02-590-1114)이 강남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버거씨병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가 관심을 끈다. 고교수에 따르면 환자 전원이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장기간 흡연을 하고 있었으며 흡연량도 하루 1갑 이상의 골초들이였다.
버거씨병 환자의 평균 연령은 35.6세.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젊어서 흡연을 할 경우 이미 버거씨병 잠재요인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발병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버거씨병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연령층은 20~40대가 가장 많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피부가 민감반응을 보인다. 초기엔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걸으면 팔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세를 느낀다. 심해지면 팔다리가 차갑고 색깔이 창백해지며 다리털이 없어진다. 또 피부가 반들거리며 손·발톱도 잘 자라지 않는다.
아울러 손·발가락의 상처 등 쉽게 나을 수 있는 증상도 악화한다. 버거씨병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흡연을 계속하면 발가락과 발톱이 새까매지면서 발목까지 번진다.
오래 걸으면 장딴지에 심한 통증이 오고 가만 있어도 발이 아픈 단계가 됐는데도 치료하지 않으면 발은 썩기 시작한다. 이 질병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질이 혈관벽에 붙어 피의 순환을 방해하는 관상동맥 질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관상동맥 질환이 전신에 나타나면서 주로 50대이상에서 발생하는데 비해 버거씨병은 무릎동맥 이하에서 나타나며 연령층이 젊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
분명한 것은 버거씨병은 초기에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보다 악화되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금연만이 버거씨병의 예방과 치료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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