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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빈사상태·환율금리 폭등(경제 이대론 안된다)
입력1997-10-21 00:00:00
수정
1997.10.21 00:00:00
이세정 기자
◎금융시장 “파탄직전”/기업 불도공포 “전전긍긍”/경제팀 「직무유기」… 문책해야『선장은 커녕 선원도 없이 항해하는 꼴이다. 항로를 모르는 것은 물론 어디가 종착점인지조차 불투명한 모습이다.』
최근의 경제파탄 위기에 대해 경제주체들은 극심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증시는 기업의 자금조달이 불가능해지고 깡통계좌가 빈발하는 빈사상태에 빠져들고 있고 금융기관들은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조금이라도 자금악화설이 나돌면 가차없이 자금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하루하루 자금결제에 허덕이면서 행여 부도리스트에 이름이 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 두달새 시중실세금리는 2% 가까이 올랐고 원화환율은 20일 한때 달러당 9백24원을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경제팀은 「시장경제원리」라는 케케묵은 교과서에서 눈을 떼지않은 채 「구조조정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할 고통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경제팀의 해묵은 경제철학 강의에 코웃음만 치고 있다. 지난 19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증시안정대책이 발표되었지만 20일 증시는 폭락장세를 지속했다.
특히 한보, 기아사태 이후 기업과 금융기관, 금융기관간의 불신이 극심해지면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제 몸 추스리기」에만 주력,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경제상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선장(경제팀)이 옛날 교과서만 들추고 있자 금융시스템을 원활하게 작동시켜야 할 선원들(금융기관)은 「나부터 살고 보자」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금융시스템이 망가지고 기업들이 차례차례 쓰러지면서 금융대란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
경제계는 이같은 금융대란의 시발점으로 한결같이 기아사태의 부실처리를 꼽는다. 지난 7월15일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3개월이 넘는 동안 아무런 상황도 진전된게 없는 형편이다. 어설픈 부도유예협약으로 2개월을 끌더니 기아그룹이 화의를 신청한 이후에도 법정관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만 밝힌 채 정부와 채권단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부작용만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또 기아사태의 여파로 종금사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면서 애꿎은 기업마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경제상황의 불투명성을 제거하고 경제주체간의 신뢰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기아사태의 명확한 처리방향을 결정하고 종금사 등 부실 금융기관의 숨통을 터줘 자금순환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장(경제팀)에게 직무유기 및 오도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세정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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