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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용허가제 中企 인력난 부채질 우려
입력2004-08-15 19:25:34
수정
2004.08.15 19:25:34
17일부터 시행…기존 산업연수생제도 보다 절차 까다롭고 부대비용 많이 들어<br>합법적 입국자도 불법체류자 전락 가능성
불법체류자 감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1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노동부는 이 제도가 정착되면 세계 최고 수준인 40%에 달하는 외국인 불법체류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외국인 노동자 수급을 국가가 전담하게 돼 인력 도입 및 배치를 둘러싼 각종 비리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오히려 인력난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도에 비해 절차가 까다롭고 고용보험ㆍ출국비용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및 인권단체들도 이 제도가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전을 엄격히 제한, 인권침해 및 불법체류자 양산의 불씨를 안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외국인 고용 사업자 의무 강화=
정부는 국무총리실에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설치, 매년 국내 인력수급 동향과 연계해 적정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와 업종, 송출 국가를 결정한다.
정부는 앞으로 불법체류자는 물론 그들을 고용한 사업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강제할 방침이다. 불법체류자 고용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3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게 된다.
외국인 채용 사업주는 산재ㆍ고용ㆍ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물론 출국만기보험ㆍ신탁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 임금지급보증보험료와 함께 체류기간 종료 뒤 귀국할 수 있는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40만~60만원 상당의 귀국비용보험ㆍ신탁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불법체류자 오히려 증가 우려=
불법체류자 수는 올 들어 가파르게 늘어 지난 7월 말 현재 17만2,000여명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10명당 4명꼴에 달한다.
산업현장에서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고용허가제가 불법체류자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을 옮길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돼 사업주의 부당 노동행위에 맞설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취업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국내에 장기 체류한 기존 산업연수생들이 고용허가제 실시 이후 불법체류자로 지하로 숨어들 가능성도 높다. 최현모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불법체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외국인력정책은 겉돌 수밖에 없다”며 “도산ㆍ폐업이 아니면 직장을 옮길 수 없는 제도가 존속되는 한 불법체류자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기섭 노동부 외국인력정책과장은 “당분간 산업연수생제도와 고용허가제가 병행돼 일선현장에서 혼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노동시장의 균형 및 인력수급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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