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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실리콘 밸리의 집값?

정문재 국제부 차장

쿠퍼티노ㆍ팔로알토ㆍ사라토가 등은 실리콘밸리에서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특히 쿠퍼티노의 경우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많이 몰려 산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백인이 오히려 소수민족으로 취급될 정도다. 실리콘밸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중국인들은 쿠퍼티노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풍수로 보면 쿠퍼티노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이곳에 살면 ‘복이 들어온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다. 쿠퍼티노에는 중국인에 이어 한국인이나 일본인들도 경쟁적으로 몰려들고 있다. 피부 색깔이 같다 보니 백인사회에서 끼어 살면서 접해야 하는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공통점으로 높은 교육열을 들 수 있다. 좋은 환경에서 집을 마련할 정도로 소득이 뒷받침되다 보니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 지역에는 사립학교가 없다. 대부분 공립학교다. 하지만 대학진학 성적은 웬만한 사립학교에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미국에서 가르치려는 한국인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집값도 계속 뛰어 쿠퍼티노에서 괜찮은 집을 마련하려면 100만달러는 갖고 있어야 한다. 쿠퍼티노에 사는 한인 교포들은 “조기 유학생들을 위해 집을 마련하려는 한국인들의 수요가 집값 상승에 한몫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쿠퍼티노뿐만 아니라 뉴욕 등 동부 지역에서도 비슷하다. 이런 조기유학 열풍의 이면에는 특권층 의식이 크게 작용한다. ‘나와 내 아이는 남과 다르다’는 믿음이 없다면 10억원 이상을 미국으로 가져가 거리낌없이 집을 구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특권의식이 유일한 이유는 아닌 듯싶다. 국내 교육제도 및 환경은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수요자(학생)의 선택까지도 제약한다. 내년부터는 어렵사리 외국어고등학교에 합격한 후 자연계나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려면 사실상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 과학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규제하다 보니 교육의 질도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이건 경제건 간섭이나 규제는 발전을 가로막는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자율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비싼 돈을 들여 조기유학을 위해 해외로 나가려는 수요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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