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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 토종 아티스트와 협업 줄잇는다

예술가 감성입혀 브랜드 차별화에 메세나 역할로 사회공헌 일석이조<br>특별한 선물 원하는 고객층 늘면서 콜라보레이션 액세서리 매출 급증<br>화장품도 작품 디자인 패키지로 눈길

닥스액세서리 김중만 사진작품 엽서

닥스 김중만 기프트세트

미샤 시그너처 벨벳 아트 섀도우

해외 예술가와 활발한 협업 활동을 해온 패션ㆍ뷰티 브랜드들이 최근 앞다퉈 국내 토종 아티스트들과 손을 잡고 있다. 국내 예술가의 글로벌한 감성을 빌려 브랜드에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한편 메세나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사회 공헌 이미지를 추구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패션의 닥스액세서리는 지난달 27일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김중만 사진작가와 콜라보레이션 기프트 세트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성 지갑ㆍ벨트 선물 세트나 남성제품 20만원 이상 사면 김중만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작품 1점을 선물로 준다. LG패션은 이벤트에 힘입어 닥스액세서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4월27일~5월6일) 대비 매출이 2배 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정승기 LG패션 액세서리 사업부장 상무는 "가정의 달을 맞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을 원하는 까다로워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지난 3월부터 모던 팝 아트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20대 동양화가 김지희씨와 함께 'What a Lovely Moment'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화사한 컬러와 꽃, 나비 등 봄의 이미지가 강조된 이 제품은 김 작가의 작품 이미지로 디자인된 고급스러운 패키지가 돋보인다. 높은 소장가치 덕택에 올 봄ㆍ여름 시즌 메이크업 제품 대비 약 35% 정도 판매가 증가했다는 게 미샤 측 설명이다.

작가나 작품과 협업을 가장 활발히 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쌤소나이트는 올초 소나무 작가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 씨와 '소나무 여행가방'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토종 캐릭터 '캐니멀'과 손잡고 동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디자이너 강동준과 협업해 보수적이고 딱딱한 여행가방 이미지를 벗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쌤소나이트는 올 7월에는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 대표작가인 이용백 씨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일까지 소공동 본점 갤러리에서 국내 현대미술작가 10인과 영패션 브랜드 10개가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 '콜라보레이션 티셔츠 전시전'을 개최한 후 8월말까지 티셔츠 5만장 판매에 돌입했다. 판매 개시 17일만인 6일 현재 5만장 가운데 36%에 달하는 1만8,000장이 팔려 나갔다. 일반적으로 2~3개월간 티셔츠 한 장의 판매 소진율이 15%를 넘었을 경우 '히트 아이템'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반응이다. 백화점 측은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및 그래피티 아트디자이너와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술과 상품의 짝짓기를 통해 브랜드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고 예술가들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효과가 있다"며 "토종 브랜드와 토종 예술가의 콜라보레이션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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