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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있는 목소리와 기교, 두 가지 모두를 겸비한 세계 최정상 소프라나 조수미가 다시 고국의 무대를 찾는다. 이번에는 백만가지 음색의 프리즘을 자랑하는 러시아 출신 바리톤 드미트리 호보로스토프스키와 함께 주옥 같은 아리아의 향연을 펼친다. 이번 콘서트는 카라얀이 ‘신이 내린 목소리’로 극찬한 조수미의 국제 무대 데뷔 20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지난해 오페라 ‘리골레토’ 이후 1년 만에 다시 국내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조수미는 단순히 ‘성악가’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다. 탁월한 곡 해석 능력과 감정이입으로 음악적 재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끼’도 갖추고 있다. 그는 전형적인 성악 콘서트에서 벗어나 우리민요까지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무대도 마다하지 않았고, 지난해 4년 만에 내놓은 신보엔 영화음악을 담기도 했다. 그는 “드미트리와의 공연은 처음”이라며 “왠지 둘이 성격도 비슷하고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어떤 무대가 될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호보로스토프스키는 89년 영국 BBC가 주최한 카디프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하면서 작품에 대한 집중력과 해석력을 겸비한 가수로 유럽 오페라 무대를 단기간에 정복했다. 특히 모차르트 오페라에서는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불타오르는 듯한 정열적인 음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영화배우로도 활약한 바 있다. 2000년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를 모티브로 한 영화 ‘가면 벗은 돈 지오반니’(Don Giovanni Unmasked)에서 1인 2역의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이번 공연에서 두 사람은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베르디 ‘리골레토’ 등에 나오는 2중창을 노래한다. 이어 흐보로스토프스키는 보로딘 ‘이고르 공’의 아리아를 조수미는 마이어베어 ‘북극성’의 아리아 등 자기만의 장기를 살릴 수 있는 노래가 이어질 예정이다. 1962년생으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이번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출신 최초의 러시아 실내 악단 음악 감독으로 기록되고 있는 피아니스트겸 지휘자 콘스탄틴 오벨리안이 이끄는 모스크바 실내악단이 함께 해 음악적 깊이를 더 한다. 7월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751-9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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