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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정부개편안' 거부권 시사 속내는?

'역사적 평가+총선' 겨냥한듯<br>교육등 새정부 정책 방향에 불만 표출도<br>"권한 무조건 사용은 곤란…통 큰 정치를"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한나라당은 물론 잠재적 우군인 대통합민주신당 등 정치권, 여기에 국민여론도 노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해 싸늘하다. 정치적 파장에 대해 누구보다 후각이 발달한 노 대통령이 이런 역풍을 몰랐을 리 없었는데도 거부권 검토라는 극단적 카드를 내민 속뜻은 무엇일까. ◆ 노 대통령의 계산은 ‘역사적 평가+총선’=대선 후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역사가 참여정부의 공적을 평가해줄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노 대통령이 이명박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국민의 참담한 심판을 받아야 했지만 언젠가는 참여정부가 뿌린 씨앗이 역사의 든든한 밀알이 될 것이라는 자기 위안이었다.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노 대통령은 대선 후 차기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전환에 대해 “교육 쓰나미가 올까 걱정”이라는 발언이 상징하듯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왔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의 그림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나선 것은 어쩌면 그동안 청와대의 응축된 불만이 터져나온 결정판일지도 모른다. 참여정부가 역사에서 흔적마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절박함의 표시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총선이다. 노 대통령은 오는 4월 총선이야 말로 참여정부가 마지막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참여정부에서 장ㆍ차관을 지낸 사람들이 일제히 4월 총선 현장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도는 녹록하지 않다. 방법은 하나, 차기 여권과의 대립각을 통해 정책적 노선을 선명하게 하는 길밖에 없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23일 조직개편안과 관련, ‘군사 작전’이라고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위의 개편안대로라면) 여성과 약자 등 소수 계층의 이해에 부응하는 역할이 현저히 약화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직개편안을 고리로 ‘강자 대변=한나라당, 약자 대변=참여정부’라는 등식을 성립시키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 전문가들, ‘통 큰 정치’ 주문=정치 전문가들과 학계 원로들은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절박함을 일면 이해하면서도 보다 ‘통 큰 정치’를 주문한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출발점이 될 조직개편안에까지 ‘몽니’를 부리는 것은 말 그대로 “나를 위한 정치”일 뿐이라는 얘기다. 한 민간연구소 원장은 “경제 전반에 위기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조직개편안 지연에 따른 정부 조직의 표류는 경제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노 대통령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거부권 문제는 협박조에 가깝다”며 “권한이라고 무조건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차기 정부가 그리는 조직개편안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책임지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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