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 뉴욕증시는 연준이 금리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며 나흘 만에 반등했다. 표현만 바뀌었을 뿐 초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연준의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외환시장은 거꾸로 움직였다. 연준이 고용과 경기 상황이 이전보다 긍정적이라는 판단을 내린데다 금리인상이 내년 상반기부터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금리인상 시점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가능할 것"이라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시장을 헷갈리게 하는 것은 연준의 경제성장전망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2.4%로 높여 잡았으나 물가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연준이 던진 메시지의 의미를 종잡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여부와 시기에 대해 분명한 힌트를 줬다는 점이다. 내년 1·4분기 이후의 인상 속도는 가파르지 않더라도 초저금리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금리인상이 내년 9~10월께 단행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출구전략 신호가 강해진다면 달러화 강세→신흥국 통화 약세→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자본유출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대외변수가 어디로 튈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준비된 컨틴전시플랜을 확실히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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